마운드에 김민·타석에 강백호, KT의 미래가 자란다

입력 2018-07-27 21: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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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마운드의 미래‘ 김민이 27일 수원 LG 트윈스전에서 역투를 펼치고 있다. 이날 김민은 5이닝 1실점 호투로 데뷔전 승리투수가 됐다. 사진제공 | KT 위즈

‘KT 위즈 마운드에는 김민, 타석에는 강백호(이상 19)!’

KT는 27일 수원 LG 트윈스전에서 9-7 승리를 거뒀다. 승리 일등공신은 데뷔전을 치른 선발투수 김민이었다. 김민은 이날 5이닝 2안타 3볼넷 3삼진 1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고졸 루키가 데뷔전에서 승리한 것은 KBO리그 37년 역사상 7번째. 아울러 KT 소속으로 데뷔전 승리투수가 된 국내 선수는 김민이 최초다.

수원 유신고 출신 김민은 2018 KBO리그 1차신인지명을 통해 KT에 입단했다. 고교 시절 국가대표까지 발탁되며 즉시 전력감으로 기대 받았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김민을 처음 본 KT 김진욱 감독은 “(1군 데뷔까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전망했다. 투구 동작이 자연스럽지 않다는 이유였다. 김 감독은 당시 “체중 이동이 제대로 안 됐다. 그러면서 팔을 끝까지 끌고 나가지 못했고, 릴리스포인트가 일정치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익산에서 그를 지도한 이상훈 퓨처스팀 감독 역시 조금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민은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한 담금질에 나섰다. 성적은 11경기에서 49.1이닝을 소화하며 3승2패, 평균자책점 5.29. 다소간 기복이 있었지만 6월 6일 익산 롯데전에서는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뒀다. 퓨처스리그 두 번째 승리를 완투승으로 장식한 것이다. 5선발이 마땅하지 않았던 KT는 퓨처스 팀 스태프의 추천을 받아 24일 고척 넥센전에 앞서 김민을 1군 등록했다.

김진욱 감독은 이날 LG전에 앞서 “투구수나 이닝을 신경 쓰지 않고 (김)민이를 지켜볼 것이다. 평소 때 공만 던지면 되는데, 젊은 선수다 보니 긴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진욱 감독의 예상은 기분 좋게 빛나갔다. 김민은 이날 1회부터 최고 149㎞의 빠른공을 앞세워 LG 타자들을 제압했다. 속구에 낙차 큰 슬라이더, 커브를 곁들이는 여유도 보였다.

타선의 지원도 든든했다. KT는 1회 멜 로하스 주니어의 3점포, 4회 황재균의 3점포 등을 묶어 4회까지 8-1 리드를 챙겼다. ‘루키’ 김민이 주눅 들지 않고 편하게 자신의 투구에 집중할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김민은 5회까지 66구를 던지며 제 역할을 다했다. 불펜이 넉넉한 리드를 힘겹게 지키며 김민이 승리투수가 됐다. 김민 이전에 고졸 루키 데뷔전 승리는 김태형(1991년 롯데)부터 양창섭(2018년 삼성)까지 총 6명이었다. 그러나 2안타로 상대를 틀어막은 것은 김민이 최초다. 고졸 루키 데뷔전 승리투수 가운데 최소 피안타 투수로 김민이 등극한 셈이다.

KT에는 이미 특급 신인 강백호가 있다. 강백호는 92경기에서 18홈런을 때려내며 신인왕 0순위로 꼽힌다. 그런 가운데 마운드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유망주가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날 김민의 호투는 그런 KT의 고민을 해소하기에 충분했다. 2018년 입단동기 김민과 강백호. 이들이 KT의 현재와 미래 열쇠를 동시에 쥐고 있다. KT로서는 밥 안 먹어도 배부를 2018 루키들의 탄생이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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