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팅 내 동생!‘ 태권도 국가대표 김훈(오른쪽)이 아버지(왼쪽)와 함께 동생 KT 위즈 김민의 데뷔전을 지켜보고 있다. 김민은 이날 5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사진제공 | KT 위즈
김훈은 2015모스크바그랑프리 금메달(68㎏급), 2017모스크바그랑프리 동메달(80㎏)을 석권한 태권도 스타 중 한 명이다. 하지만 이날 친동생인 김민의 데뷔전을 지켜보는 그의 모습에서는 여유를 찾기 힘들었다. 태권도 스타로서의 모습은 뒤로 한 채 동생의 호투를 바라며 공 하나씩 집중하기 바빴다.
김민은 친형과 가족들의 걱정이 무색할 만큼 호투했다. 5이닝 2안타 3삼진 1실점. 타선의 넉넉한 지원이 더해지며 김민은 데뷔전 승리투수가 됐다. 고졸 루키가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것은 KBO리그 37년 역사상 7번째였다.
김민이 5회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간 뒤 김훈을 만났다. 그는 아직도 흥분이 가시지 않은 표정이었다. 김훈은 “방송 중계에 내 모습이 잡혀서 축하 연락을 엄청 받았다. 그런데 손이 떨려 답장을 못하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김훈이 동생의 경기를 ‘직관’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민이 1차지명을 받은 지난해 이미 수원 KT위즈파크에 방문해봤으며, 올해 김민의 퓨처스리그 등판을 지켜보기 위해 2군 구장이 있는 전라북도 익산시까지 찾았다. 그러나 프로무대 1군 데뷔전은 달랐다. 김훈은 “경기장에 들어오는 순간 깜짝 놀랐다. ‘(김)민이가 이렇게 사람 많은 곳에서 긴장하지 않고 잘 던질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공이 뜨기만 해도 긴장해서 몸을 움찔했다”며 “여러 차례 국제대회에 출전했는데, 내 데뷔전보다 지금이 더 떨렸다. 그런데 민이가 내 염려보다 훨씬 잘해줬다. 너무 고생했다”고 진심어린 축하를 전했다.

김훈(왼쪽)과 김민은 돈독한 우애를 과시한다. 동생 김민이 슬럼프에 빠질 때면 국가대표 선수촌의 심리상담가에게 대신 조언을 구하는 김훈이다. 사진제공 | 김훈 본인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