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사진제공|콜로라도 로키스 페이스북
오승환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홈경기에 7회 구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적 후 첫 등판이었지만, 적응에 큰 어려움은 없어 보였다. 직구 최고구속이 92마일(시속 약 148㎞)까지 나왔고, 커터와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도 구사했다.
안타와 볼넷을 한 개씩 내주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이며 이닝을 무실점으로 마무리했다. 중견수 찰리 블랙몬의 호수비 또한 어깨를 가볍게 했다.
현지 언론의 관심은 매우 뜨거웠다. 콜로라도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LA 다저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지구 우승 싸움을 벌이고 있다. 확실한 불펜자원 확보를 위해 무려 3명의 유망주를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내주고 오승환을 데려왔다. 그 만큼 기대하는 바가 컸다는 뜻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com은 “오승환이 무실점 데뷔전을 치렀다”며 경기 내용과 함께 경기 전 진행한 덕아웃 인터뷰를 공개했다. 오승환은 “팀에 합류해 기쁘다. 트레이드 소식은 지난 오프시즌부터 계속 들어왔다. 로키스의 일원이 돼 매우 흥분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투수들의 무덤’으로 악명 높은 쿠어스필드에 대한 이야기도 남겼다. 오승환은 “한국의 많은 팬들이 쿠어스필드의 어려움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나도 이전에 공을 던진 경험이 있다. 던지는 방법이 이전과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투수로서의 자부심이 담긴 말도 잊지 않았다. 오승환은 “나는 한국을 대표하고 싶다. 이 곳에 한국투수가 왔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내가 어떤 투수인지는 이제부터 공을 던지는 것을 보면 잘 알게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오승환은 2016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토론토에 이어 콜로라도까지 세 번째 유니폼을 입었다. 첫인상에서는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2016년 세인트루이스, 2018년 토론토와 콜로라도 소속 첫 경기에서 모두 1이닝 무실점 투구를 했다. 인상적인 첫 투구를 마친 오승환이 새 소속팀에서도 ‘끝판왕’의 면모까지 보일 수 있을지 국내외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