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3연패 찬스, 승부사 이대훈의 도전은 계속된다

입력 2018-08-0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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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태권도의 간판’ 이대훈(왼쪽)이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대회 3연패를 노린다. 리우올림픽 당시 그에게 아픔을 안긴 아흐마드 아부가우쉬(요르단)에게 다시 한번 설욕할 기회다. 스포츠동아DB

이대훈(26·대전시체육회)은 한국 남자태권도의 간판스타다. 세계선수권과 그랑프리파이널대회에서 각각 3회, 아시아선수권과 아시안게임(AG)에서 각각 2회 우승을 차지했다. 2012런던(은메달)·2016리우올림픽(동메달) 입상까지 태권도 선수로서 이룰 것은 거의 다 이뤘다. 올림픽 금메달만 추가하면 그랜드슬램(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아선수권·아시안게임)의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그만큼 화려한 전적을 자랑한다.

이대훈은 2018자카르타-팔렘방AG 우승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010광저우AG에서 18세의 나이로 금메달을 차지했던 그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국가대표 타이틀을 놓치지 않으며 남자 68㎏급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군림하고 있다. 경쟁자가 하나 둘씩 늘어나는 와중에도 철저한 자기관리와 빠른 적응을 통해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놀랐다. 체격은 왜소해 보이지만, 강철체력을 앞세워 끊임없이 상대를 압박하는 공격적인 경기운영은 이대훈의 최대 강점이다.

이번 AG는 이대훈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 대회다. AG 3연패라는 기록도 동기부여가 되지만, 리우올림픽에서 그에게 아픔을 안긴 아흐마드 아부가우쉬(요르단)와 맞대결에 더 시선이 쏠린다. 1승1패인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점할 기회이기도 하다.

리우올림픽 당시 아부가우쉬는 복병에 가까웠다. 그러나 8강전에서 이대훈에게 승리를 거둔 뒤 결승까지 올라 금메달을 따내며 스타의 반열에 올랐고, 세계태권도연맹(WTF)이 선정한 2016년 올해의 선수에도 선정됐다. 이대훈은 충격이 클 법도 했지만, 당당하게 다시 일어섰다. “이번 패배로 인생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며 마음을 다잡았고, 결국 2017년 8월 모스크바그랑프리 결승에서 아부가우쉬에 설욕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지금 두 선수는 남자 68㎏급 최강자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어떤 환경에도 발 빠르게 적응하고 그에 맞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이대훈의 성향을 고려하면, 무더위 등의 변수에도 금방 대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전자 헤드기어가 도입되자 그는 “전자호구시스템이 적용된 이후 좋은 경기를 하지 못한다면 불리한 게 아니라 적응에 실패한 것”이라고 밝혔다.

AG에 임하는 이대훈의 각오는 남다르다. 그는 “다른 때와 다르게 뚜렷한 목표를 갖고 AG에 임할 것이다”며 “아부가우시뿐만 아니라 이란, 대만 선수들의 기량도 많이 올라왔다. 당연히 1등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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