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공 한 개의 승부’…풀카운트 최고 강심장은?

입력 2018-08-01 15: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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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KT 선발투수 금민철이 투구하고 있다. 금민철은 올 시즌 18경기에서 102이닝 투구를 펼쳐 6승 5패와 평균자책점 4.94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KIA를 상대로 2경기에서 12이닝 마운드를 지키며 1패와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풀카운트는 투수와 타자에게 극도의 긴장감을 안기는 볼카운트다. 투수와 타자는 뒤가 없는 상황에서 단 ‘한개’의 공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심리적으로 더 몰리는 쪽은 단연 투수다. 최소 5개 이상의 공을 이미 던진 데다 볼을 던지게 되면 볼넷 출루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7월까지 규정이닝을 소화한 투수들의 풀카운트 평균 피출루율은 0.446였다. 살얼음 승부에서 거의 절반 가까이 타자가 웃었다. 안타를 맞은 경우도 많지만, 투수들이 타자들에게 가장 많이 허용한 기록은 역시 볼넷이었다. 1741명의 타자가 490개의 볼넷을 골라내 1루로 향했다. 투수로서는 비효율적인 투구에 따른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다.

원인은 여럿이 있겠지만, 역시 가장 큰 이유는 심리적 압박이다. 풀카운트에서는 대부분 무조건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하는 상황이 많은데, 압박을 느끼는 투수가 정확한 제구력으로 존을 공략하기는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타고난 배짱이 있어야 하거나 오랜 경험으로 축적된 노련미가 동반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풀카운트 승부를 유리하게 가져간 투수들은 매 시즌 나타났다. 자타공인 ‘강심장’들의 등장이다. 올 시즌 규정이닝을 소화한 투수 중에서는 KT 위즈 금민철이 가장 좋은 기록을 보였다. 풀카운트 상황에서 0.310의 피출루율만을 기록했다. 피안타율 역시 0.147밖에 되지 않는다.

흥미로운 점은 금민철의 볼넷 기록이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그리 좋은 편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7월까지 44개의 볼넷을 내줘 리그 전체 6위에 올라 있다. 이는 선발투수들 중에서도 많은 편에 속하는 수치다. 그런데 유독 풀카운트 승부에서는 출루 허용이 낮다.

금민철의 다음을 잇는 주자들은 대부분 외국인투수들이다. 헨리 소사(0.356)~타일러 윌슨(0.368·이상 LG 트윈스)~키버스 샘슨(0.370·한화 이글스)이 나란히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에는 SK 와이번스 문승원(0.379)이 평균보다 낮은 피출루율을 기록했다. 토종 선발투수로 최근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인 KIA 타이거즈 양현종은 풀카운트 상황에서의 피출루율이 정확하게 0.400이다.

반면, 풀카운트 상황에서 유독 어려운 승부를 가져간 투수들도 있다. LG 차우찬은 0.557의 숫자로 높은 피출루율을 보였고, 이어 롯데 자이언츠 펠릭스 듀브론트(0.532)와 삼성 라이온즈 팀 아델만(0.523)도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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