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90년대 인기가수 입장 빼고 시작된 갑질 논란, 이성욱만 잡다

입력 2018-08-02 18: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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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인기가수 입장 빼고 시작된 갑질 논란, 이성욱만 잡다

폭염만큼 뜨겁다. ‘갑질’인지, 아니면 피해로 인한 과격한 행동인지 논란이다. 수입차 매장에서 난동을 피웠다는 90년대 인기가수 A 씨에 대한 이야기다.

앞서 1일 MBN ‘뉴스8’은 90년대 인기가수 출신 A 씨가 2년 전 구입한 차량에 결함이 생기자 격분해 지난 5월 수입차 매장을 찾아 항의하고 직원에게 욕설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보도를 통해 공개된 매장 CCTV 영상에는 A 씨가 직원에게 삿대질하고, 태블릿 PC를 내동댕이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또 입간판도 발로 차 부서뜨리는 등의 기물파손에 해당하는 행위를 보인다. 거의 일방적인 난동에 가까운 모습이다.

수입차 매장 측은 인터뷰를 통해 A 씨가 신찻값에 대한 환불 제안에도 영업사원에게 폭언을 퍼부었다고 전했다. 특히 고기를 사서 보내라는 등 황당무계한 요구도 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차량을 수리하는 동안 탈 다른 차량도 최고급으로 준비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A 씨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던 영업사원 역시 입을 열었다. 해당 영업사원은 “두 달간 욕을 듣는 게 너무 힘들었다. 정말 죽고 싶었다”며 극심한 스트레스와 공황장애 증상을 토로했다.

그리고 이 보도 직후 온라인은 들끓었다. ‘90년대 인기가수 갑질 논란’이라는 키워드로 각 포털사이트와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이 해당 인물 찾기에 나섰다. 전후 상황을 파악하지 않고 일단 해당 인물부터 찾기에 나섰다.

그 결과 R.ef 이성욱이 지목됐다. 하지만 이성욱은 ‘갑질 논란’의 주인공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성욱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 이름이 회자되는 것에 깜짝 놀랐다. 해당 수입 차종은 구입해 본 적도 없다. 난 그 사람이 아니다. 현재 사업을 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다. 이런 일로 90년대 가수 여러 사람이 의심 받은 것이 마음 아프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성욱이 자신이 지목된 것에 대해 해명 입장을 밝힌 가운데 ‘갑질 논란’의 주인공은 A 씨는 또 다른 매체 등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영상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는 것. A 씨는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선 내 행동은 분명히 잘못됐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먼저 사과했다.

이어 수입차 업체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A 씨는 “정당하게 차량을 구입한 사람이 일상 생활이 어려울 만큼 큰 피해를 받아 화가 났다”며 “CCTV가 돌아가고 녹취가 진행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다. 내가 녹화하고 녹음하라고 말했을 정도다. 해당 수입차 업체의 대응에 크게 화가 났었다”고 말했다.

또한 A 씨는 실명 공개와 자신이 어떤 피해를 보고 왜 그렇게까지 행동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명백하게 밝힐 것이라고 매체를 통해 전했다.

결국 양측의 입장이 분명한 진실 싸움이다. 그렇다면 의문이다. 왜 처음부터 A 씨의 입장은 배제된 걸까. 양측의 입장이 모두 전달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된 ‘갑질 논란’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괜한 이성욱만 해명하는 촌극만 벌어지고 말았다. 이 문제가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양측의 입장이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판단은 엉뚱한 피해자를 낳는다는 것이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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