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DTD? LG, 7년 전 악몽 되풀이해선 안 된다

입력 2018-08-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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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0.278.’

6일까지 LG 트윈스가 기록한 후반기 승률이다. 넥센 히어로즈와 고척 3연전을 싹쓸이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이후 15게임에서 두 차례 5연패 포함 2승13패(승률 0.133)로 무너졌다. LG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2002년 이후 10년 연속(2003~2012시즌)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한 시기에 팀을 옥죄던 ‘DTD(Down team is down·내려갈 팀은 내려간다)’의 악령이 스멀스멀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따라 팬들의 비난 수위도 점점 올라가고 있다.

LG의 추락이 가장 도드라졌던 시기는 7년 전인 2011시즌이다. 전반기를 4위(41승41패)로 마치며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키웠지만, 후반기 18승2무31패(승률 0.367)라는 최악의 성적을 거두며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기 성적은 당시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나빴고, 최종 순위도 한화와 공동 6위(59승2무72패)에 그쳤다. 팬들이 선수단 출입구에 모여 항의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문제는 지금 LG 팬들의 여론이 7년 전과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선수들의 무기력한 패배에 격려보다 비난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 화살은 수년간 팀을 위해 희생한 베테랑 선수들에게도 향하고 있다. 이는 선수들의 경기력을 떨어트리는 요인 중 하나다. 매 경기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현시점에서 경기 외적인 요소와도 싸워야 하는 선수들의 부담감은 천근만근이다. LG의 ‘암흑기’를 경험한 한 야구인은 “야구장에 나가는 게 무서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물론 지금 LG의 경기력은 정상 궤도와는 거리가 있다. 여전히 5할 승률 언저리에서 버티고 있지만, 플러스(+)7의 승패마진으로 전반기를 마쳤을 때와 비교하면 ‘총체적 난국’이란 표현이 딱 맞다. 상대전적 11전패를 기록 중인 두산뿐 아니라 삼성과 KT(1승2패) 등 순위가 낮은 팀을 상대로도 고전했다. 흐름을 바꾸지 못하면 4위는 고사하고 5강 경쟁에서 탈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한 해설위원은 “LG가 전반기 8연승 직후 8연패에 빠졌던 시기를 보면 답이 나온다. 약팀을 상대로 연승을 거뒀고, 강팀을 상대로 무너졌다. 한계가 명확한 것”이라고 밝혔다.

원투펀치 헨리 소사와 타일러 윌슨을 앞세운 선발진의 전반기 평균자책점은 4.57로 리그에서 세 번째로 좋았으나, 후반기 들어 7.06(10위)으로 급전직하했다. 올 시즌 10개 구단 중 가장 약한 불펜진(평균자책점 5.48)의 부진이 마운드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전반기 19세이브를 따내며(평균자책점 3.64) 버틴 마무리투수 정찬헌도 후반기 6게임에서 평균자책점 9.64(2세이브)로 무너졌다. KBSN스포츠 안치용 해설위원은 “전반기 LG는 선발이 탄탄했는데 마운드의 힘이 떨어졌다. 전반기에는 마운드 중심의 팀이었는데, 힘이 빠지니 탄력을 못 받는다. 이제는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브레이크까지 어떻게 버티느냐가 더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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