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된 코리아, 아시아 무대 도전장을 던지다

입력 2018-08-1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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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WKBL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남북단일팀으로 구성된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성적과 관계없이 대중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다가오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하나된 코리아로 감동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노리는 팀이 있다. 바로 남북 단일팀으로 구성된 여자농구대표팀이다.

여자농구대표팀은 단일팀으로 메달권을 노리고 있다. 비록 북한 선수들의 합류가 늦었지만, 경기장 내에서 빠르게 녹아들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지난 9일 진천선수촌에서 진행된 용인삼성생명과의 연습경기에서는 한 수 높은 기량과 조직력을 선보이며 35점차 대승을 거뒀다.

이번 남북 단일팀이 기대되는 이유는 북한 선수들의 기량 때문이다. 북한대표팀의 합류가 논란이 되었던 이유 중 하나는 북한 선수들의 기량이 상대적으로 남한 선수들에 비해서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개인종목이 아닌 단체 스포츠에서 개개인의 기량차이는 결국 다른 선수들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민감한 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번 여자농구대표팀에 합류한 선수들의 기량은 남한선수들 못지 않다. 특히 남북 통일농구 당시부터 꾸준히 주목받았던 2017 FIBA 아시아컵 득점왕(평균 20.2점) 로숙영의 기량은 단일팀에게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문규 감독은 로숙영의 득점력이 뛰어나고 기습적으로 3점슛까지 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내렸고, 장미경은 패스와 리딩이 좋은 가드라며 호평했다.

통일 농구 당시 선수들간 차이가 있었던 용어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된 모습이다. 남북통일농구를 다녀온 남한 선수들은 인터뷰를 통해 “용어가 달라 당황했고, 상황을 보며 눈치껏 플레이 해야했다”고 말했지만, 5일간의 훈련을 통해 서로의 용어를 맞추며 조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여자농구대표팀이 단일팀으로 구성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농구라는 종목으로 범위를 넓혀 봐도, 사상 최초로 구성된 단일팀이다. 지난 아이스하키 단일팀 사례에서 보듯, 대표팀은 대중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농구라는 종목이 대중적인 종목인 만큼,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 11월부터 이어지는 여자농구의 흥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단일팀이 아시안게임/올림픽에서 메달권에 든 사례는 없었다.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 단일팀을 구성해 단체전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고, 같은 해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남북단일팀이 8강에 진출했지만 메달이 걸린 대회에서 성과를 낸 적은 없었다. 여자농구단일팀이 메달권에 든다면 남북 스포츠 교류사에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되는 것이다.

단일팀은 14일 인도네시아와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대회 일정을 시작한다. 단일팀이 대회기간 동안 코트에서 하나된 코리아로 보여줄 모습이 어떨지 기대해본다.

허보람 객원기자 hughando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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