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장정석 감독. 스포츠동아DB
아직 시즌이 끝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부 잡음과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 주전포수 박동원과 마무리투수 조상우가 불미스러운 일로 이탈하는 등의 악재를 고려하면, 지금의 성적은 실로 놀라운 결과다. 당시 이탈했던 핵심 선수가 서건창(130일 공백)과 박병호(36일), 이정후(45일), 고종욱(32일), 김하성(13일)이다. 한 구단관계자가 “오히려 박병호와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유한준(KT 위즈)이 모두 빠졌던 2016시즌 3위를 차지했을 때보다 놀랍다”고 할 정도다.
모든 악재를 극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박병호의 홈런쇼를 중심으로 김혜성과 김규민, 송성문 등 젊은 피의 눈부신 성장, 백업 포수 김재현의 발전 등이다. 이를 통해 공백을 메운 데는 장정석 감독의 뚝심 있는 운용도 한몫 했다.
장 감독은 선임 당시부터 편견과 싸워야 했다. 지휘봉을 잡은 4년(2013~2016시즌) 연속 팀을 가을야구에 진출시킨 염경엽 감독(현 SK 와이번스 단장)의 후임이라 부담도 엄청났다. 계속된 비난에 따른 스트레스에 평정심을 잃을 만도 했다. 그러나 장 감독은 강했다. 어떤 논란에도 흔들리지 않고 선수단을 이끌었고, 선수들도 그 진심을 읽었다. 이정후와 최원태가 애초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최종엔트리 탈락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비결 중 하나다. 이들이 AG 출전을 최종 확정하자 장 감독은 누구보다 기뻐하며 “포기하지 않고 뛰어준 덕분”이라고 했다.
부임 당시 강조했던 ‘소통’은 팀을 하나로 묶는 키워드가 됐다.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잇따른 실책으로 주눅 든 김규민을 직접 격려하며 힘을 실어줬다. 젊은 선수들이 부담 없이 뛸 수 있는 분위기는 ‘팀 히어로즈’의 성장과도 궤를 같이한다. 장 감독은 “그저 선수들이 잘해주니 고마울 따름”이라고 공을 돌렸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