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다이아, ‘우 우’로 음악프로 1위…“어두운 터널 빠져나온 기분이에요”

입력 2018-08-2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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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데뷔한 걸그룹 다이아(왼쪽부터 솜이, 은채, 유니스, 기희현, 예빈, 주은, 제니, 정채연)는 최근 처음으로 음악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들은 “정상에 빠르게 올라가지 못해도 오랫동안 무대에 서고 싶다”면서도 “음원차트 1위를 꼭 해보고 싶다”고 간절히 바랐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여덟 빛깔’ 보석으로 돌아온 다이아

잦은 멤버 교체…서로 채우기 위해 노력
10개월 공백…자작곡 쓰며 자기계발도
다음 목표…음원차트 1위 꼭 해봐야죠


“우리는 왜 ‘못 뜨나’ 하는 걱정이 컸다.”

과장된 표현이 아니라 정말 ‘벼랑 끝’에 섰다가 다시 돌아왔다. 실력이나 외모 등 여느 그룹과 비교해 뒤처지는 게 없어 보이는 걸그룹 다이아(유니스·기희현·제니·정채연·예빈·은채·주은·솜이)가 그동안의 오랜 부진을 끊어냈다.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준비”해 최근 발표한 네 번째 미니앨범 ‘서머 에이드’ 타이틀곡 ‘우 우’(Woo Woo)가 SBS MTV ‘더쇼’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았던 ‘어두운 터널’에서 빠져나오는 데 성공했다. 다이아가 각종 음악 관련 순위와 관련해 1위라는 성적을 받아든 것은 2015년 9월 데뷔 후 처음이다. 햇수로 4년, 일수로는 1066일 만이다.

1위를 자축하는 의미로 22일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 자리를 마련한 이들은 “항상 꿈으로만 생각했던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올해 4년차를 맞이한 그룹으로 그동안 발표한 8장의 음반과 다채로운 방송 활동 등에 비하면 “아쉽다”라는 말도 부족할 정도로 믿을 수 없는 성과다. 이들 역시 부인할 수 없는 뼈아픈 현실에 “우리는 왜 ‘못 뜨나’라는 의문과 고민의 연속이었다”고 털어놨다.

“모든 멤버가 그런 고민을 했을 것이다. 다이아하면 바로 떠오르는 이미지와 콘셉트가 하나로 정리되지 않은 게 가장 큰 문제이지 않을까. 데뷔 후 귀엽고 발랄한 모습을 고집했고, 다양한 시도도 하지 않았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지금까지 온 것 같다. 이번에 도전한 ‘큐티 섹시’ 콘셉트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거다. 이번이 우리의 터닝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걸그룹 다이아. 사진제공|MBK엔터테인먼트


잦은 멤버 변화도 이들의 성장에 발목을 잡았던 요소 가운데 하나다. 멤버 중 승희가 2016년 탈퇴했고, 그 자리를 은채가 채웠다. 또 기희현과 정채연이 엠넷 오디션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1에 출연하면서 팀 활동이 중단됐고, 2017년 솜이와 주은을 영입해 9인조로 팀을 재편했다가 2018년 은진이 탈퇴했다.

“혼돈의 시간이었다. 본인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싶었다. 빈자리는 있으니까 남아 있는 멤버들끼리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하려고 했다.”

우여곡절도 많았고, 뚜렷한 성과 없이 많은 시간이 흘러갔지만 이들은 자신들이 걸어가고 있는 길이 잘못된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또 “빨리 위(정상)로 올라가지는 못해도 오랫동안 무대에 서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데뷔하면 앨범을 발표하고 활동하는 게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했던 안일함도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버렸단다. 의도치 않게 길어진 10개월의 공백은 그렇게 이들에게 생각과 마음가짐의 변화를 안겨준 뜻깊은 시간이었다.

“암울했지만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판단해 이들은 자기계발에 더욱 힘썼다.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해소하는 방법이기도 했다. 8명의 멤버 가운데 주은, 예빈, 기희현 3명은 자작곡을 만들었고, 앨범에 곡이 수록되는 짜릿함도 맛봤다.

이들은 이제 정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한 발자국 정도 발걸음을 뗐다고 했다. 1위를 처음 맛봤으니 이제는 성공에 대한 간절함이 더욱 커졌다.

“1위를 하던 날 많이 울었다. 기뻐서 운 것도 있지만, 옛날 생각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솔직히 데뷔하고 나서도 초반에는 더 빨리 1위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더라. 누구나 1위를 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지금까지 우리의 최고 성적은 음원차트에서 29위였다. 이번 기회를 허투루 보내지 않고 음원차트에서 1위를 꼭 해보고 싶다.”

걸그룹 다이아.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멤버들의 개성과 장점을 살리고 다이아라는 정체성을 알리는 데 일조한 이번 앨범의 ‘큐티 섹시’ 콘셉트는 당분간 이어갈 계획이다. 10개월이라는 공백도 이 콘셉트를 정하는 데 생긴 만큼 앞으로 “제대로 소화하고 싶다”는 이들이다.

막내인 솜이가 내년 미성년자를 벗어나 이제 이들에게는 ‘큐티’라는 타이틀을 떼고 성숙함을 강조한 ‘섹시함’을 드러낼 시간이 충분하다.

“대중에게 다이아라는 그룹을 확실히 각인시킬 각오와 준비가 되어 있다. 마음도 한층 편안해졌고 부담 같은 복잡한 생각들을 버리고 나니 무대를 즐기게 됐다. 처음으로 대표님에게 ‘무대 잘했다’라는 칭찬도 받았다.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 같다. 다이아의 인지도도 올리고 ‘다이아가 노래도 잘하네’라는 평가도 받고 싶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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