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적응 끝’ 백민기, “21번째 선수의 자격 증명하겠다”

입력 2018-08-25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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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백민기.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내가 두산 베어스 팬이었어도 팀의 선택이 아쉬웠을 것이다.”

백민기(28·두산)는 2013년 롯데 자이언츠에 5라운드 지명을 받아 프로 입단했다. 올해로 입단 6년차인 그는 지난겨울, 데뷔 후 가장 주목받았다. 롯데가 프리에이전트(FA) 민병헌을 영입하며 두산이 보상선수로 백민기를 데려왔기 때문이다. 당시 백민기는 1군 통산 47경기서 타율 0.077(26타수 2안타)에 그쳤다. 20인 보호선수를 제외한 지명이 가능한 상황에서, 경력이 일천한 백민기를 지명한 두산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백민기도 이를 모를 리 없었다. 하지만 그는 묵묵히 자신의 야구에만 전념했다. 보상선수 선택의 이유를 증명하겠다는 각오로. 스프링캠프부터 잠재력을 뽐낸 그는 개막 엔트리에 들었다. 하지만 4월 25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서 왼 손바닥 유구골 부상을 입었다. 수술 후 석 달 간 재활에 매진한 그는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직전 1군에 콜업돼 4경기에 출장했다.

물론 1군 성적은 7경기 출장 타율 0.125로 아직 기대에 못 미친다. 그러나 퓨처스리그에서는 18경기에서 타율 0.396, 8도루로 잠재력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출루율은 무려 0.453에 달한다. 사령탑으로서 외면하기 쉽지 않은 카드다.

그는 부상 순간을 잊지 못한다. 백민기는 “4월에 당한 부상이 너무 아쉽다. 1군에서 내 야구를 다하고 성적이 안 나왔다면 말소가 당연하다. 납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부상으로 말소된 터라 아쉬움이 많다”고 답답해했다. 이를 달래기 위해서라도 남은 기간 1군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은 그다.

백민기는 벌크업으로 화제가 됐지만 정작 이듬해 시즌부터는 이를 줄이겠다는 생각이다. 타구에 힘을 싣는다는 초기 목표는 달성했지만, 민첩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부터 민첩성 보강 훈련에 매진하며 ‘2019시즌 백민기’를 그리고 있다.

두산이 20인 보호선수를 제외한 명단에서 백민기의 이름을 고른 것은, 그를 ‘롯데의 21번째 선수’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백민기도 이 의미를 알고 있다. 그는 “내 지명이 아쉽다는 여론이 많았다. 내가 두산 팬이라도 그랬을 것이다. 팬들의 아쉬움을 어찌 모르겠나”고 동의하면서도 “나를 선택한 두산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보여줄 일만 남았다”고 다짐했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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