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의 아빠 까바르 자카르타] 현장에서 체감한 ‘펜싱 코리아’의 위엄

입력 2018-08-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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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펜싱대표팀 오상욱.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첫날인 19일부터 24일까지 펜싱경기장인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 센드라와시룸은 늘 많은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펜싱에 걸린 12개의 금메달은 초반 메달레이스를 좌우할 변수였고, 한국과 일본, 중국 모두 펜싱 종목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뚜껑을 열어보니 한국 펜싱이 단연 압도적이었다. 펜싱에 걸린 금메달의 절반(6개)을 쓸어담으며 중국(3개), 일본(2개), 카자흐스탄(1개)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남자 사브르 개인전(구본길)과 단체전, 플뢰레 단체전, 여자 에페 개인전(강영미), 플뢰레 개인전(전희숙), 사브르 단체전까지 남자 에페(개인전 은메달, 단체전 동메달)를 제외한 5개 종목에서 금메달 하나씩을 따냈다. 그러다 보니 현지에서 한국 선수들의 인기는 상상 이상이다. 현지인들의 사진촬영 요청이 쇄도했고, 선수들은 최고의 팬 서비스로 한국 펜싱의 품격을 보여줬다.

시상식을 앞두고는 일본, 중국, 이란 등 경쟁국 선수들이 진심어린 축하를 건넸다. “최고”라는 칭찬이 이어졌다. 한국 펜싱의 위상을 보여준 대목이다. 오완근 대한펜싱협회 사무국장은 26일, “끈끈함이 최고의 무기다. 그게 우승의 원동력이다”며 “선수들과 지도자들 모두 인품이 훌륭하고, 소통도 잘 된다”고 밝혔다. 특히 남자 사브르의 ‘신성’ 오상욱(대전대)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현지인들의 사진 및 사인 요청이 쇄도한 것은 물론이다. 대한펜싱협회 관계자는 “국제대회에 출전하면 러시아 등 유럽 국가 선수들이 오상욱을 응원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취약종목으로 여겼던 남자 플뢰레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것은 그 자체만으로 엄청난 수확이다. 김병수 남자 플뢰레 코치는 “선수와 지도자가 한마음으로 뭉쳤다. 정말 끊임없이 노력한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단체전 금메달의 일등공신 허준(경기 광주시청)은 “친형제처럼 정말 끈끈하다. 시너지효과가 배가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유상주 남자 사브르 코치는 종목을 가리지 않고 선수들에게 멘탈(정신력) 측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면서도 후배 코치들과 선수들이 평정심을 잃지 않게끔 목이 쉬어가며 격려했다. “멘탈이 흔들리면, 100위권 밖의 선수들에게도 경기를 내줄 수 있다”던 그의 지론을 현장에서 체감했다. 양달식 대표팀 총감독은 “2020도쿄올림픽에서 금 3개가 목표”라고 일찌감치 밝히며 다음을 대비했다. 관건은 남자 에페 정진선과 남자 사브르 김정환, 여자 플뢰레 남현희, 전희숙, 여자 에페 강영미 등 이번 대회에서 주축으로 활약한 선수들과 신진세력의 성공적인 세대교체 여부다. 지금과 같은 흐름이라면, 충분히 미래는 밝다. 남현희는 “후배들을 많이 응원 해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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