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제작 드라마 ‘사자’. 사진제공|빅토리콘텐츠·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
제작사 의지 불구 배우들 난감
사전제작 드라마 ‘사자’가 내홍 속에 어렵게 촬영 재개를 알렸지만 제작사와 출연자들 사이의 온도차가 커지고 있다.
‘사자’ 제작사 빅토리콘텐츠는 최근 “25일 대본 리딩, 27일 촬영 재개, 10월 말 촬영 종료”의 일정을 공개했다. 여주인공을 제외한 주요 출연자들은 25일 대본 리딩에 참여했다. 여주인공 나나가 하차했고, 이선빈이 대체 배우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어떻게든 드라마를 완성하려는 제작사가 3개월 만에 다시 촬영을 시작하려 하지만, 출연자들과 스태프들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출연자들은 이제라도 촬영이 정상적으로 진행하기만을 바라면서도, 동시에 출연료 미지급 등의 문제로 촬영이 다시 중단될 바에는 차라리 제작이 무산되기를 바라는 입장을 표출하기도 한다. ‘사자’에 발이 묶여 다른 일을 못하는 기회비용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주연급과 달리 상대적으로 출연기회가 쉽게 주어지지 않는 조·단역 연기자들은 다른 드라마로부터 출연 제안을 받더라도 먼저 약속됐던 ‘사자’ 촬영 일정을 우선해야 하는 난처한 입장이다. 스태프들의 경우에도 ‘사자’ 제작사와 계약을 맺은 상태에서 다른 드라마에 참여할 경우 이중계약의 위험부담이 따른다. ‘사자’는 당초 5월 말 촬영이 완료될 터였다.
그동안 공동제작사간 갈등, 제작사와 연출자의 진실공방 등의 상황을 지켜본 예비 시청자들도 기대보다 피로감이 더 높아진 상황이다.
한 출연자 관계자는 26일 “제작사는 기대를 품고 출연을 결정한 연기자들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고 있다. 기회비용을 고려해 빨리 촬영이 끝나기만을 바란다. 시청자도 환영하지 않는 상황에서 과연 누구를 위해 ‘사자’를 제작하는지 의문”이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