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의 리더’ 손흥민 & ‘슈퍼 킬러’ 황의조, 베트남도 부탁해!

입력 2018-08-2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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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오후 인도네시아 브카시 패트리엇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한국 황의조(왼쪽)가 선제골을 넣고 손흥민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학범(58)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9일 오후 6시 인도네시아 보고르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박항서(59) 감독의 베트남과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결승진출을 다툰다. 나란히 8강에서 연장혈투를 펼친 두 팀은 하루 휴식을 취한 뒤 4강전에 나선다.

외나무다리 혈투. 김 감독의 믿을 맨은 와일드카드(24세 이상)로 차출한 ‘품격의 리더’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이다. 올 초 U-23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이 대한축구협회에 가장 먼저 요청한 부분이 손흥민의 AG 차출이었다. 본인의 확고한 AG 출전 의사를 확인한 뒤 “토트넘과의 협의를 최대한 빨리 끝내 달라”고 재촉해 지금에 이르렀다.

AG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강제 차출 규정이 없어 소속 팀의 협조가 필수다. 부지런히 서둘러 대회 출전은 물론, 합류시기도 앞당길 수 있었다. 손흥민은 키르기스스탄과의 대회 조별리그 2차전(1-0)에서 결승골을 넣었다. 27일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4-3 승)에서는 도움 두 개를 올렸다. 다용도 공격수로서 득점력 자체는 만족스럽진 않다.

그래도 존재감은 확실하다. 상대 수비라인을 끌고 다니며 구석구석 공간을 창출하고 주변에 기회를 제공한다. 깊숙한 수비가담도 인상적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든 후배들을 독려하고, 경기 후에는 상대를 격려해 ‘AG 대표 매너 남’이 됐다.

연일 무력시위를 이어가는 스트라이커 황의조(26·감바 오사카)도 항상 고맙다. 실력으로 진가를 뽐냈기에 더 반갑다. 지난달 16일 AG대표팀 엔트리가 발표되자마자 갖가지 조롱이 쇄도했다. 특히 황의조를 뽑은 이유가 성남FC에서 사제의 연을 맺은 김 감독과 인맥에서 비롯됐다는 비난은 황당하기까지 했다. 성남의 모 시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김 감독과 황의조, 한국축구 전체를 ‘적폐세력’으로 몰아갔다.

그런데 모르는 선수를 뽑을 이유가 없었다. 단기전, 손발을 맞출 시간이 짧은 대회를 위해 지도자가 낯선 자원을 선택하는 건 무리가 있다. 더욱이 김 감독은 황의조를 체크하기 위해 세 차례나 일본을 찾았다.

김 감독은 “나부터 비주류였다. 지연·학연에서 밀렸다”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스승에게 큰 짐을 안긴 황의조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비난을 위한 비난, 조롱 섞인 돌팔매질에 부담은 컸다.

평가전 없이 돌입한 실전모드. 황의조는 대회 조별리그부터 해트트릭을 기록한 우즈베키스탄전까지, 5경기 8골을 뽑았다.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6-0)에서도 3골을 넣은 그는 ‘와일드카드의 전설’로 남았다. 남자 전 연령을 통틀어 한 대회, 한 선수의 해트트릭 2회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최전선과 2선에서 불을 뿜을 공격 콤비가 이룰 환상의 하모니는 베트남 격파의 핵심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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