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목숨까지’ 내놓았던 1954년 축구 한일전, 영화로 만든다

입력 2018-08-3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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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스위스월드컵 한국대표팀.

1954년 스위스월드컵 한국대표팀.

극심한 반일 감정 속 투혼의 실화
‘신의 한 수’ 조범구 감독 연출 맡아


가장 짜릿한 스포츠 빅매치로 통하는 한일전, 그 가운데서도 역사에 기록된 사상 첫 축구 한일전이 영화로 탄생한다. 1954년 스위스월드컵을 앞두고 아시아예선에서 벌어진 극적인 한일전 승리의 기록을 담은 영화 ‘라이벌의 기원’(가제)이다.

조범구 감독이 연출하는 영화는 스위스월드컵 출전을 놓고 1953년 일본과 우리 축구대표팀이 벌인 한일전을 그린다. 1945년 8·15 해방으로부터 채 10년도 되지 않은 시기에 일본과 맞붙는 축구대결이었던 만큼 당시 국민적인 관심은 물론 이에 나서는 선수들은 그야말로 ‘목숨까지 내놓겠다’는 각오로 나선 일화는 지금도 유명하다.

‘라이벌의 기원’은 한일전에 나서는 선수들, 이들을 이끌면서 스위스월드컵 출전에 성공한 감독의 이야기가 주요 줄거리다. 이와 함께 극심한 반일감정을 고려해 한일전 출전을 우려한 이승만 대통령 등 정치·사회적인 정서와 분위기를 함께 녹여내는 뭉클한 드라마다.

특히 당시 대표팀을 이끈 이유형 감독은 한일전 출전을 위해 일본으로 떠나면서 “이기지 못하면 현해탄에 몸을 던지겠다”고 했고, 이 말은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일전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한일전 결과는 2전1승1무. 예선 1차전에서 5대1의 대승을 거뒀고, 2차전에서는 2대2 무승부를 기록해 스위스월드컵으로 향했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29일 “실화를 바탕으로 당시 역사적인 배경과 분위기를 녹여내는 만큼 제작 규모도 상당할 전망”이라며 “주요 배역 캐스팅과 촬영을 위한 막바지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출을 맡은 조범구 감독은 바둑과 액션을 접목한 영화 ‘신의 한 수’로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라이벌의 기원’을 통해 실화바탕의 짜릿한 승리의 역사를 스크린에 펼쳐내는 도전에 나선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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