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다시 태어나도 신화 멤버들과 노래하고 싶어요”

입력 2018-08-3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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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신화가 데뷔 20주년을 맞이해 스페셜 앨범 ‘하트’를 발표했다. “멈추지 않는 심장처럼 끝까지 갈 것”이라는 포부와 무대에 서면 심장이 떨리고, 팬들을 보면 ‘쿵쾅’거리는 마음을 ‘하트’로 표현했다. 사진은 앨범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그룹 신화가 데뷔 20주년을 맞이해 스페셜 앨범 ‘하트’를 발표했다. “멈추지 않는 심장처럼 끝까지 갈 것”이라는 포부와 무대에 서면 심장이 떨리고, 팬들을 보면 ‘쿵쾅’거리는 마음을 ‘하트’로 표현했다. 사진은 앨범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데뷔 20주년 스페셜 앨범 ‘하트’ 발표한 신화, 여섯 남자가 말하는 #장수 #음악 #미래

# 장수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 관계가 지속
이야기를 많이 할수록 더 끈끈해져

# 음악
타이틀곡 ‘키스 미 라이크 댓’ 절제된 섹시
뮤비에선 처음으로 키스 신도 도전

# 미래
나이와 어울리는 세련된 음악 지향
심장처럼 우리 이야기는 계속될 것


어깨 높이로 팔을 앞으로 쭉 뻗어 “우리는∼ 신화입니다!”라고 외치는 구호는 이제 이들의 상징이 됐다. ‘군기’가 바짝 들었던 신인 시절에는 다 함께 “하나, 둘, 셋”이라고 수를 센 다음 구호를 외쳤다지만 이제는 그런 ‘수 감각’ 따위는 필요 없다는듯 팬들이나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전하는 자리에 서면 자동으로 이 구호가 튀어나온다. 때로는 멤버들의 타이밍이 맞지 않아 웃음거리가 될지언정 이들은 언제나 “혜성처럼 전진하는 신화”다.

1998년 3월 ‘해결사’로 데뷔한 이들이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했다. 흐른 시간만큼 여섯 멤버들은 어느덧 ‘중년’이 됐고, 이들의 팬들인 ‘신화창조’도 그들과 함께 흘러왔다.

28일 데뷔 20주년을 기념한 스페셜앨범 ‘하트’(HEART)를 발표한 신화는 “멈추지 않는 심장처럼 우리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을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에서 만나 데뷔 후부터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와 소회를 들었다.



신화는 20년 동안 활동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 가운데 하나가 ‘신화는 멤버들에게 어떤 의미냐’라는 것이다. 이 같은 물음에 이들은 “가족” “심장” “삶”이라고 답했다. 이는 데뷔해 단 한번의 멤버 교체나 해체 없이 20년 간 이어져올 수 없는 비결이기도 하다.

“‘너희는 오래 못 갈 것이다’ ‘언젠간 헤어지겠지’라며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그래 죽을 때까지 안 헤어져 주마’라는 마음으로 버텼다. 사실 장수 비결은 없다. 비결이 있다면 어떤 그룹도 해체하지 않았겠지. 우리는 그저 운이 좋았다. 하하! 후배 그룹이 와해되고, 문제를 일으켜 연예인을 그만두는 경우도 있다. 사랑, 가족, 먹는 것, 여가 등 사람마다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이 다르지 않나. 그걸 인정해야 관계가 오래간다. 우리는 자의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둘러싼 운명의 굴레가 서로를 이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김동완)

그룹 신화. 사진제공|신화컴퍼니

그룹 신화. 사진제공|신화컴퍼니


서로를 존중하다보면 가족보다 더 믿고 의지하는 사이가 된다. 가족들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고민도 멤버들에게는 스스럼없이 이야기하고 기댈 때 “세상에서 가장 편한 시간”이 된다고 했다. 물론 또래의 남자들이다 보니 싸우기도 많이 싸웠지만, 자신보다 더 잘 알고 있는 멤버들이라 오해와 다툼의 시간은 오래가지 않는다.

“쉽지만은 않았던 지난 20년의 시간을 같이 해왔다는 것 자체만으로 고마운 일이다. 다시 태어나도 이 멤버들을 만나고 싶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그룹이다. 지금처럼 같이 밥 먹고 얘기를 나누면서 함께 나이 들었으면 한다.” (이민우)

“자기 것만 고집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서로 양보하고 많이 이해하는 방법 밖에 없다. 서로가 서로를 믿게 되면 자연스럽게 식구가 되는 거다. 후배들에게도 말해줄 수 있는 건 그것밖에 없다. 이야기를 많이 하면 할수록 끈끈해지고 오래간다.” (앤디)

멤버들은 단순히 시간만 지나서 얻은 ‘최장수 그룹’이라는 타이틀이 아닌 만큼, 신화가 걸어온 길에 대해서도 한번쯤 관심을 가져달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들은 그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1999년 발표한 2집 타이틀곡 ‘T.O.P.’로 음악방송에서 첫 1위를 했을 때와 2004년 7집 ‘브랜드 뉴’로 그해 가요 시상식에서 대상을 차지했을 때를 꼽았다. 특히 ‘브랜드 뉴’로 대상을 받은 일은, SM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이 끝나고 멤버들끼리 독자적으로 회사를 차리고 난 후의 성과라 더욱 뜻 깊다.

이처럼 예나지금이나 ‘신화표’ 음악이 오랜 시간이 흘러도 시대에 뒤처지지 않고, 트렌드를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신화만의 자랑이다. 이들은 그 비결로 “초심”을 꼽았다.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프로듀서가 우리를 처음 만들었을 때 ‘트렌드한 음악을 하는 그룹’으로 내세웠다. 덕분에 시간이 지나도 초창기 때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아이덴티티를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퍼포먼스 그룹이라고 해도 강하고 빠른 것만 보여드리기보다는 우리 나이와 어울리는 음악과 퍼포먼스를 고민하다보니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신화하면 그저 ‘최장수 아이돌그룹’이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데 앞으로는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 세련된 음악과 무대를 하는 그룹으로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에릭)

그룹 신화.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그룹 신화.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그런 의미에서 스페셜 앨범 ‘하트’의 타이틀곡 ‘키스 미 라이크 댓’은 어쿠스틱 기타 연주가 돋보이는 곡이다. 강렬함보다는 부드러움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여기에 ‘섹시 가이’ 콘셉트로 큰 줄기를 잡고 그 안에 크고 작은 변신도 놓치지 않았다.

“기존의 신화 음악과 달리 잔잔한 음악이다. 신화만이 해석하고 소화할 수 있는 노래와 퍼포먼스가 필요했다. 각 잡힌 군무보다는 그루브를 살렸다. 절제된 섹시함이 돋보일 것이라 믿는다. 뮤직비디오도 신선하다는 평가가 있더라. 이 역시 기존 분위기와 전혀 다르다. 한편의 영화와 같은 영상미도 있고, 키스 신도 처음 도전했다. 하하!” (전진)

신화의 ‘신화 도전’을 위한 잰걸음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10월6,7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20주년 기념 콘서트를 열고 이후 대만 타이베이를 시작으로 해외 투어도 펼쳐나간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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