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적응‘ 벤투, “K리그 관전 중 휴대폰만 본다? 천만에…”

입력 2018-08-3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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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은 한국생활 적응에 한창이다. 코칭스태프 전원이 IT기기 활용에 익숙해 회의 때마다 첨단기계가 빠짐없이 등장한다. 사진은 지난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코칭스태프와 자료를 검토하고 있는 벤투(오른쪽 두 번째) 감독의 모습.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한국축구는 2022카타르월드컵을 준비할 국가대표팀 신임 사령탑에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을 선임했다. 계약기간 3년 4개월(옵션 1년)에 사인한 벤투 감독은 20일부터 한국 생활을 하고 있다.

벤투 감독은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경기도 일산의 한 특급호텔에서 생활하는 그는 여느 직장인처럼 숙소와 집무실이 마련된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를 오가고 있다. 그간 한국을 거친 외국인 사령탑들과 달리, 벤투 감독은 A대표팀 코칭스태프를 위한 별도의 사무실을 파주NFC에 마련해 활용 중이다. 23일부터 코칭스태프 전원이 출퇴근 중이다.

대한축구협회는 벤투 감독의 장기 체류를 위해 파주NFC와 가까운 집을 구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 생활해야 하므로 주거 공간이 필요하다는 요청이 반영됐다. 벤투 감독과 동행한 세르지우 코스타(45) 수석코치, 필리페 쿠엘료(38) 코치, 비토르 실베스트레(35) 골키퍼 코치, 페드로 페레이라(38) 피지컬 코치도 마찬가지다. 비토르 GK코치를 제외한 모두가 가족들을 데려올 계획이라 협회는 코칭스태프 자녀들을 위해 국제학교도 알아보고 있다.

‘벤투 사단’은 출퇴근과 주요 경기 현장으로 이동할 때 전용 기사가 배치된 벤 형태의 렌트 차량을 이용하고 있다. 협회는 포르투갈어와 영어에 능통한 통역직원을 뽑기 위해 채용공고를 냈는데, 언제나 코칭스태프와 동고동락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운전면허 소지자가 우대받을 전망이다.

입맛은 그다지 까다롭지 않다은 것으로 알려졌다. 맵고 짠 음식이 많은 한식을 가리지 않지만 코치진 전원이 비 흡연자에 음주도 즐기지 않는 편이다. 출퇴근 복장은 스마트 캐주얼을 선호한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대부분 긴 팔 차림이라는 점. 협회 관계자는 “아무리 더운 날에도 벤투 감독은 가디건을 습관처럼 챙긴다”고 귀띔했다.

젊은 유럽 축구인답게 IT기기 활용에 굉장히 익숙하다. 태블릿PC와 노트북을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벤투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전원이 리포트 작성과 파워 포인트, 영상편집 등에 능해 코칭스태프 회의석상에는 IT기기가 빠짐없이 등장한다.

코스타리카(7일·고양)~칠레(11일·수원)로 이어질 9월 A매치 시리즈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꾸리기 위해 벤투 감독은 K리그1 두 경기(FC서울-포항 스틸러스, 상주 상무-전북 현대)를 관전했는데, 자신의 핸드폰 화면을 들여다보는 장면이 TV 중계에 자주 비쳐져 일부 팬들로부터 신임 감독이 K리그에 관심이 없다는 오해를 샀다. 협회 직원이 이 사실을 슬쩍 전달하자 벤투 감독은 “선수 얼굴과 이름이 헷갈린다. 휴대폰에 국가대표들의 영문명과 사진이 담겨있다. 소집도 얼마 안 남았는데 얼굴은 알아야 혼란이 덜하지 않겠느냐”고 이유를 설명했다는 전언이다.

벤투호 1기는 9월 3일 파주NFC에서 상견례를 하고 소집훈련에 돌입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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