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르트문트 관심 끌었던 황인범, 그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입력 2018-09-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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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을 통해 한국축구의 차세대 미드필더로 떠오른 황인범이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새로 발탁된 축구국가대표팀을 넘어 유럽 무대까지 조심스레 다가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사진은 4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황인범. 파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을 통해 한국축구의 차세대 미드필더로 떠오른 황인범이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새로 발탁된 축구국가대표팀을 넘어 유럽 무대까지 조심스레 다가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사진은 4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황인범. 파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황인범(22·아산 무궁화)은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을 통해 한국축구의 미래를 짊어질 ‘차세대 스타’의 반열에 올라섰다.

김학범(58) 감독이 이끈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AG에서 일본을 물리치고 통산 5회, 2회 연속 금빛 낭보를 전했다. 모두 합심해 일군 값진 결실이지만 황인범의 플레이는 특히 두드러졌다.

한국이 치른 7경기 중 6경기에서 2도움을 올리며 U-23 태극전사들의 우승에 기여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공간을 열었고, 볼을 배급한 황인범은 ‘조기전역’의 선물까지 챙겼다. 국내 병역법상 군 복무 중인 올림픽 입상자와 AG 금메달리스트는 곧장 전역할 수 있다.

4년 전 인천AG 남자농구에서는 오세근(31·안양KGC)이 혜택을 누렸고, 올해 1월 경찰 신분으로 아산에 입단한 황인범이 이번 대회 수혜자가 됐다. 축구단을 관리하는 경찰대학의 행정처리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이르면 다음주, 늦어도 다음달 초까지는 신분이 전환된다. 오세근도 행정처리에 3주 이상 소요됐다.

올 시즌 K리그2에서도 황인범의 활약은 대단했다. 정규리그 17경기에서 1골·2도움을 올렸으나 공격 포인트 이상의 역할을 했다. K리그1 승격을 목표한 아산에도, 중상위권까지 도약하면서 희망을 품은 원 소속 팀 대전 시티즌에게도 더 없이 소중한 자원이다.

코스타리카(7일·고양)~칠레(11일·수원)로 이어지는 9월 A매치 시리즈에 나설 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의 시선도 사로잡았다. AG를 휘저은 황인범에게 강한 인상을 받은 벤투 감독은 소집 엔트리(24명)에 그를 합류시켰다. “기술이 우수하고 패스가 좋다. 적극성과 강한 모습을 보였다”는 칭찬도 곁들였다. 각급 연령별 대표팀을 거친 그가 A대표팀의 호출을 받은 건 처음이다. 귀국 후 하루를 쉬고 4일 대표팀 캠프에 입소한 황인범은 두 경기 가운데 한 경기는 출전할 전망이다.

황인범의 목표는 또 있다. 유럽 진출이다. 지난해 초 이미 기회가 있었다. 대전은 애지중지 키운 프랜차이즈 영건을 빅 리그에 보내기로 결정했고, 몇몇 클럽들과 긴밀히 협상했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 벤피카(포르투갈)가 높은 관심을 보였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가 “성사 가능성이 99%”라고 귀띔할 정도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결과적으로 프로젝트는 성사되지 못했다. 즉시전력을 찾는 겨울 선수이적시장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협상이 진행되고 멈추길 반복했다. 황인범은 클럽이 먼저 손짓한 것이 아니라 직접 노크한 케이스다. 대부분 선수들의 해외진출이 이런 형태로 이뤄지나 유럽의 눈높이는 타 지역보다 높다. 유럽진출이 불발된 직후 황인범은 스포츠동아를 통해 분명한 의지를 전했다. “내가 먼저 이적을 타진하는 것이 아닌, 팀이 먼저 날 찾도록 성장하겠다. 정말 준비됐다고 자부할 때 도전하고 싶다.”

이제 그 시간이 성큼 다가왔다. 이적의 방해요소도 사라졌다. 일단 소속 팀에서 꾸준히 활약하고 하반기 A매치 여정을 최대한 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독일 언론들도 황인범의 병역 특례 소식을 다루며 각별한 관심을 보인다.

대표팀 첫 훈련을 시작한 황인범은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을 했다. 몸과 마음을 단단히 준비했다. 꾸준히 대표팀에 올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강한 열정을 드러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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