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임기영이 말한다 “내가 ‘적과의 동침’으로 얻은 것은…”

입력 2018-09-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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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임기영.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임기영.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임기영(25·KIA 타이거즈)의 야구인생은 풀타임 첫해인 2017시즌 전과 후로 나뉜다. 2014시즌 직후 경찰야구단(경찰청)에 입대할 때만 해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그가 2017시즌 23경기에서 2완봉승 포함 8승6패, 평균자책점 3.65의 성적을 거두면서 위상이 크게 올라갔다. 부상으로 다소 늦게 출발한 올해는 19게임 7승8패 1홀드, 평균자책점 5.62로 지난해와 같은 임팩트를 보여주진 못하고 있지만, 여전히 KIA 마운드의 주축임은 부정할 수 없다.

무엇보다 2017시즌부터 국가대표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는 임기영이 기량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요소다. 지난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대만전에서 승리투수(7이닝 무실점)가 된 것도 좋은 예다. 그때의 강력했던 임팩트는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대표팀에 승선하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8월 31일 중국과 슈퍼라운드 2차전에선 6.1이닝 1실점의 호투로 승리(10-1)를 이끌며 대표팀의 금메달에 일조했다.

지난해에는 비슷한 연차의 동료들 틈에서 주축으로 활약했다면, 이번 AG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들과 함께하는 배움의 장이었다. 소속팀 동료 양현종과 정우람(한화 이글스), 박종훈(SK 와이번스) 등 투수들뿐만 아니라 주장 김현수(LG 트윈스)와 박병호(넥센 히어로즈), 김재환(두산 베어스) 등 KBO리그 최정상급 타자들과 함께한 것도 임기영에게 돈 주고도 못 살 값진 자산이 됐다.

임기영(왼쪽). 스포츠동아DB

임기영(왼쪽). 스포츠동아DB


임기영은 지난 8월 18일 잠실구장에서 AG 대표팀이 처음 소집했을 때부터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공인구 적응은 애초에 끝냈다. “내게는 정말 괜찮았다. 처음 만져봤을 때는 조금 달랐지만, 막상 공을 던질 때는 KBO리그의 공인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나쁘지 않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이번 대회는 물론 4일부터 리그가 재개한 뒤 소속팀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했다. 2017시즌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는 부분이 마음에 걸렸단다.

그래서 타 구단의 선배 타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임기영의 요청을 받은 타자들도 한국 야구의 주축 잠수함이 될 꿈나무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임기영은 “선수촌에서 잘 모르는 타 종목 선수들과 모여 생활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라며 “처음에는 ‘이게 뭘까’ 싶었지만, 오히려 자카르타에서 많이 배웠다. 대표팀 선배들에게도 이것저것 많이 여쭤봤는데, 특히 타 구단의 타자 형들에게 많은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직구 자체가 다르다.” 임기영이 얻은 답이었다. 2017시즌 임기영과 상대한 타자들은 그의 서클체인지업을 공략하는데 무척 애를 먹었다. 제구가 뛰어난데다 공 끝에 힘이 있으니 체인지업이 들어오면 타이밍을 뺏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패스트볼의 구위가 살아나야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임기영은 “지난해와 올해 성적이 다르다 보니 과연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했다”며 “선배들께선 ‘직구 자체가 다르다’고들 말씀하셨다. 일부러 정말 많이 물어봤다. 다행히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시니 굉장히 큰 도움이 됐고, 그만큼 자신감도 커졌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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