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어떠한 청탁도 없었다”…‘국민정서 외면’은 사과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4일 서울시 강남구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 과정과 현안에 대해 기자회견을 갖고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감독으로 전력구성에만 집중. 국민정서 반영하지 못했다’ 사죄
‘오지환 뽑을 생각 없었다’는 것은 잘못된 사실

‘김하성이 3루 백업도 가능해 리그에서 두 번째로 좋은 성적 올린 유격수 선발한 것’

KBO 대표팀 선수선발 코칭스태프 회의록 공개

선동열 야구국가대표 감독이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선수선발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선 감독은 4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감독으로 야구만 생각했다. 전력구성에만 집중했고 국민정서, 특히 청년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그 부분에 대해 사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한 그동안 뒤따른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LG 트윈스 오지환을 선발한 것과 관련해 “모든 책임은 감독인 저에게 있지만 어떠한 청탁이나 불법 행위는 없었다. 치열한 토론과 체력, 통계, 성적을 바탕으로 결정했다. 백업 내야수로 허경민(두산 베어스)이 거론됐지만 허리 통증, 체력적인 어려움을 호소한다는 트레이닝 파트의 의견을 참고했다”고 밝혔다. “주전 유격수 김하성(넥센 히어로즈)이 3루 수비도 가능하다. 만약 대회 중 3루에 교체가 필요할 경우 김하성이 그 자리를 맡고 리그에서 두 번째로 성적이 좋았던 오지환을 선발해 백업으로 활용하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선 감독은 ‘처음에는 오지환을 선발할 생각이 없었는데 회의 중 바뀌었다는 소문이 있다’는 질문에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사실 감독으로 투수 선발에 많은 시간을 할애 했다. 정서를 생각하지 못한 것은 제 잘못이고 실수다”고 거듭 해명했다.

KBO는 기자회견 종료 후 운영팀 직원이 국가대표 코칭스태프 선발 회의에 배석해 작성한 회의록도 공개했다. 이 회의록은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도 제출됐다. 회의록은 ‘유격수 기록에서 김하성에 이은 2위’, ‘유격수는 유틸리티 유형보다 전문 유격수를 백업으로 활용했을 때 더 좋은 성과를 올린 사례 등이 검토 돼 선발·백업으로 활용’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선 감독은 AG에서 금메달을 이끌었지만 입대를 미루고 대표팀에 승선, 병역특례혜택을 받은 오지환과 함께 거센 비난 여론의 중심에 섰다. 이 문제와 관련해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대회가 종료된 지 한달 여 기간 동안 침묵을 한 것과 관련 “지나친 신중함이 오히려 많은 의문을 만들었다. 깊이 성찰하고 더 노력하겠다. 2020도쿄올림픽 등 앞으로 남은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표팀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그는 “내가 마지막이기를 소망한다. 절차에 성실히 임하겠다. 특정 선수에 대한 비난은 자제해주기를 부탁한다. 선수 선발의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고 덧붙였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