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현장] ‘조의 영역’에 놀라고 ‘버디 VR’에 웃고…부국제 VR 체험기 (종합)

입력 2018-10-09 15:2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첫 선을 보인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 세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VR 시네마 in BIFF’를 열었다.

부산국제영화제와 국내 VR 산업을 이끌어가는 바른손이 지난해 공동 주최로 시작한 ‘VR 시네마 in BIFF’는 관객 대상 상영 프로그램인 ‘VR 씨어터’와 영화 창작자 및 산업 종사자들을 위한 행사인 ‘VR 컨퍼런스’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영화제를 찾은 관객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VR 씨어터’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영화의 전당 비프힐 1층에 마련됐다. 지난해 상영작은 총 36편이었지만 올해에는 40편으로 확장됐다. 극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인터랙티브 타이틀에 이르는 화제작을 상영 중이다. 러닝 타임은 최단 3분에서 최장 38분으로 대부분의 상영작이 10분 안팎. 앉아서 즐길 수 있는 ‘Sit-in’ 타입과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Stand-up’ 두 타입이 있다.

해운대(부산)|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태풍 콩레이가 완전히 떠나가고 따스한 햇살이 쏟아지던 8일, VR 시네마를 찾았다. 평일 낮 시간대였지만 VR 시네마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뜨거웠다. 러닝 타임이 짧아 순환율이 높지만 대기 인원은 열댓 명에 달했다. 시간대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기 시간은 약 3~40분이었다.

대기 한 회당 한 작품만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고심 끝에 선택한 작품은 ‘Sit-in’ 타입의 ‘조의 영역’(유태경 감독).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로 시각적인 특수효과(VFX;visual effect) 등 기술력을 인정받은 덱스터 스튜디오가 ‘살려주세요’와 더불어 최초로 개발한 VR TOON이다. 유명 웹툰 작가 조석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했으며 거대해진 물고기에 맞서는 인간과 두 집단의 사투를 그린 재난 스릴러다. 지난 7월 공개된 1화에 이어 이번 ‘VR 시네마 in BIFF’를 통해 2화가 최초 공개됐다. ‘조의 영역’의 경우 1화에 이어 2화까지 이어서 볼 수 있다.

해운대(부산)|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오롯이 혼자 즐길 수 있는 체험관. 자원 봉사자의 안내를 받아 위생 마스크를 쓴 후 그 위에 VR 헤드셋을 착용했다. 기기가 꽤나 무겁고 초점을 맞추기 쉽지 않았지만 봉사자의 도움으로 문제없이 준비를 마쳤다.

전지적 작가 시점의 VR TOON ‘조의 영역’은 원작 웹툰의 스토리와 캐릭터를 구현하는데 충실했다. 원작 팬들에게는 반가움을, 처음으로 ‘조의 영역’을 접한 이용자들에게는 흥미로움을 주는 콘텐츠였다. 원작 시즌1의 인간 주인공 신이태를 중심으로 흘러가는데 (원작 팬으로서) 친숙한 캐릭터들을 새롭게 3차원 공간에서 보는 재미가 새로웠다. 특히 최초 공개된 2화에는 원작 시즌2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 주요 캐릭터가 스치듯 등장해 기대감을 더했다.

다만 짧은 영상 컷을 넘기기 위해 매번 버튼을 눌러야 한다는 게 번거로웠다.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는 포스터의 수준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영상도 아쉬움을 자아냈다. 1화 당 5분이지만 전개도 느리고 분량도 적은 ‘조의 영역’ VR TOON. 보통 웹툰이 1주에 1~2회 연재되는 것을 감안했을 때 약 3개월 만에 2화가 나온 VR TOON이 고정 팬층을 쌓아갈 수 있을지 의문을 남겼다.

해운대(부산)|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조의 영역’ 이후 또 다시 30분을 대기해 ‘Stand-up’ 타입의 ‘버디 VR’(채수응 감독)을 선택했다. 이번에는 VR 헤드셋과 더불어 양 손에 컨트롤러를 착용했다. 러닝타임은 약 16분. ‘버디 VR’은 애니메이션 ‘넛잡’ 시리즈의 지적재산과 인터랙티브 VR 기술을 접목한 인터렉티브 애니메이션으로 제75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최우수 VR 경험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버디 VR’은 체험 중심적이다. 관객의 1인칭 시점과 시선을 따르는 이 작품은 ‘넛잡’ 배경인 리버티랜드 매점으로 ‘나’를 끌어들인다. 아기자기한 ‘버디 VR’ 세계에 들어간 ‘나’는 우연히 외톨이 쥐 ‘버디’를 만난 후 함께 난관을 헤쳐 나가며 친구가 된다. ‘버디’와 합주하고 사진을 남기는 등 관객이 참여하면서 흥미를 느낄 만한 지점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대사나 자막 없이도 관객을 미션으로 인도하고, 미션을 인지할 시간을 충분히 주는 배려가 인상적이었다. 체험을 마치고 다시 리버티랜드로 돌아올 때 순간 어지러운 느낌을 받았지만 다행히 이내 괜찮아졌다.

‘VR 시네마 in BIFF’는 12일 오후 6시까지 영화의 전당 비프힐 1층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니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한다면 한 번 쯤 체험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VR 콘텐츠는 30분 감상에 최소 15분 휴식 시간을 권장하는 바. 감상을 마친 후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건강과 안전상의 이유로 13세 이하의 어린이는 관람이 제한된다. 특히 저 연령층(7~8세)은 관람을 삼가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해운대(부산)|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