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살아남은 아이’-‘죄 많은 소녀’. 사진제공|CGV 아트하우스·(주)엣나인필름
‘살아남은 아이’와 ‘죄 많은 소녀’는 10대의 죽음 혹은 실종을 둘러싼 그들 세계의 한 단면을 치열하게 그린 작품들. 언론과 평단의 호평 속에 다양성 영화의 힘을 발휘하며 꾸준히 관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인 영화 역시 단순한 성장기에서 나아가 다양한 세상살이의 문제에 맞닥뜨리는 10들을 소개한다.
부모를 앗아간 교통사고의 가해자들과 만나게 된 소녀가장(영주), 성 정체성에 관한 진지한 고민에 빠진 여고생(계절과 계절 사이), 또래들과 어울리려 거짓말을 한 뒤 친구가 자살하면서 의도치 않은 상황에 빠지는 소녀(선희와 슬기)가 있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사건을 배경으로 세상의 사랑을 갈구하는 아이(벌새), 부모의 이혼과 새로운 가족을 맞게 된 이후 7년을 보내는 10대(영하의 바람), 친아버지를 찾아 나선 두 아이(보희와 녹양), 장애인 가정에서 태어난 소녀(나는 보리)도 관객을 맞고 있다.
모두 왕따, 폭력 등 기존의 소재에 더해 가족, 장애, 성과 사랑 등 현재 10대들이 맞닥뜨린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는 대부분 사회 구성원들의 문제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10대의 시선과 이야기를 통해 사회적 현실을 일깨우는 셈이다.
성유빈(살아남은 아이), 전여빈(죄 많은 소녀), 김향기(영주) 등 10대 연기자들의 부상도 새로운 경향을 이끈다. 이들의 탄탄한 연기력으로 영화는 더욱 풍성한 표현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 차성덕(영주), 박영주(선희와 슬기), 김유리(영하의 바람), 김보라(벌새), 안주영(보희와 녹양) 등 새로운 여성감독의 등장도 눈에 띈다. ‘우리들’ ‘우리집’ 등 아이들의 이야기에 집중해온 윤가은 감독에 뒤이어 10대들의 세상을 들여다보며 충무로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