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C 캠페인] STOP & CLEAN 불법 스포츠도박, 누리꾼 설문조사

입력 2018-10-2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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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 10명 가운데 3명이 불법 스포츠도박을 최소 1회 이상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대부분이 6회 이상 불법 스포츠도박을 해봤다고 밝혀 그 심각성을 일깨워준다.

이는 ‘2018 불법 스포츠도박 추방 캠페인-SAC(Stop! & Clean!)’을 펼치고 있는 스포츠동아가 9월21일부터 이달 21일까지 한 달 동안 인터넷 홈페이지와 국내 최대 규모의 야구 커뮤니티 사이트인 MLB파크에서 누리꾼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다.

스포츠동아는 불법 스포츠도박 및 승부조작 등 부정경기를 추방(Stop!)하고 건전한 스포츠레저문화의 ‘싹’을 틔우자(Clean!)는 취지에서 2015년부터 ‘SAC’ 캠페인을 벌여왔다. 올해에는 불법 스포츠도박의 심각성을 더욱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누리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설문조사에는 모두 427명의 누리꾼이 참여했다.

현재 국민체육진흥법상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을 제외한 모든 스포츠 관련 베팅은 불법이다. 스포츠토토의 베팅 상한액은 10만원으로 규정되어 있다.

대부분의 누리꾼은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다. 379명(89%)의 누리꾼이 관련 사실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모른다”는 대답은 11%인 49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총 응답자 427명 가운데 30%에 해당하는 127명이 “스포츠토토 이외에 다른 스포츠 베팅을 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답을 내놓았다. 스포츠토토 외에 온·오프라인 상관없이 모든 스포츠 베팅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법적 행위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경험을 지닌 누리꾼 가운데 무려 86%에 달하는 109명이 최소 6회 이상 불법 베팅을 해봤다고 답했다는 점이다. 2~5회 경험도 10%인 13명이었다. 한 번 경험을 해봤다는 누리꾼은 5명이었다. 또 설문조사에 응답한 누리꾼 가운데 72%(310명)가 “주변에서 불법 스포츠도박에 참여한 경험을 듣거나 본 적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는 불법 스포츠도박을 경험한 이들이 합법 사행산업에 참여한 이들보다 도박에 중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그 폐해의 심각성을 더한다.

실제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와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내놓은 최근 자료인 2016년 ‘제3차 불법도박 실태조사’ 보고서는 “불법도박에 참여한 사람이 합법 사행산업에 참여한 사람보다 병적 도박자로 발전하는 비율이 높았다”면서 “불법만 경험한 도박자 가운데 병적 도박자로 분류되는 비율이 카지노 도박자(54.1%)에 이어 스포츠 도박자(57.1%)”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불법 스포츠도박 참여자들은 중독 위험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말해준다.


● “일상에 침투한 불법의 검은 손”

이처럼 스스로 불법행위에 가담했거나 주변 사람들의 참여 행위를 경험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의 비율 등은 불법 스포츠도박이 대중의 일상 속으로 깊이 침투해 있음을 읽게 한다. “불법 스포츠도박 관련 스팸 메일 및 광고성 문자메시지 등을 받아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88%에 달하는 377명이 “있다”고 답했다.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 등을 운영하는 세력 등이 무차별적이고 노골적인 광고나 홍보를 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반면 “불법 스포츠도박 추방을 위한 공익 홍보물을 접해본 적이 있느냐”는 설문에 62%(265명)가 “있다”고 답했고, “없다”는 응답자는 38%(163명)로 나타났다. 불법 스포츠도박으로 유혹하는 검은 손길이 그 추방 의지보다 더욱 강하다는 사실을 추론케 한다.

불법 스포츠도박이 거의 온라인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에서도 이 같은 결과는 더욱 실질적인 대책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제3차 불법도박 실태조사’ 보고서는 “최근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발달로 신종 지능형 온라인도박을 비롯한 불법도박이 확산되고 있어 단속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사설 스포츠도박은 주로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최근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불법 온라인 도박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사설 스포츠도박도 급증하는 추세“이며, 불법 스포츠도박이 온라인 도박보다 4배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불법 스포츠도박을 추방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조치는 무엇일까.

누리꾼의 절반가량(53%)이 “스포츠베팅 합법화 및 양성화 노력”이라고 답했다. 이는 더욱 면밀하고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 스포츠 베팅의 합법화 및 양성화를 위한 조심스런 논의를 시작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물음과도 같아 보인다. 또 스포츠토토 외에 다른 스포츠 베팅이 모두 불법인 상황에서 합법 사행산업으로 불법 행위자들을 견인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기도 하다.

뒤이어 32%(138명)의 누리꾼이 “강력한 감시 및 단속과 처벌”을 요구했다. 불법 스포츠도박 추방을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조치로써 그 실효성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불법 스포츠도박의 폐해를 알리는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불법 스포츠도박을 가능케 하는 스포츠 경기 현장의 승부조작을 추방하기 위한 “스포츠 단체 및 각 구단, 선수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각각 7%로 나타났다.

상당수 누리꾼이 “그 자체로 범법행위일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는 도박중독, 실직, 개인파산, 가정파탄을 가져오고, 경제적 손실, 탈세와 지하경제 양산, 단속과 치유비용 등 국민경제 전체에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제3차 불법도박 실태조사)하는 불법 스포츠도박의 심각성과 폐해를 인식하며 그에 대한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는 셈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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