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말 한 마리, 300억 원 경제효과 창출

입력 2018-11-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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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미국 브리더스컵 경주에서 질주하고 있는 닉스고(10번 말)의 모습.

2일 한국마사회 해외종축사업 케이닉스(K-Nicks)로 선발한 닉스고(수말, 2세)가 경마 올림픽으로 불리는 미국 브리더스컵에서 준우승을 달성했다. 한국경마 사상 첫 브리더스컵 입상으로 한국마사회의 해외종축사업은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 한국경마 기술력으로 사업성 입증하다


마사회가 2015년부터 시작한 해외종축사업인 케이닉스는 DNA정보를 분석해 어린 시기에 말의 능력을 사전에 예측하는 프로그램이다. 마사회는 저렴한 가격에 잠재력이 높은 경주마를 조기 발굴해 씨수말로 육성하기 위해 해외종축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한국마사회는 해외종축사업을 통해 구입액(평균 2~40억 원)의 1/40도 안 되는 가격으로 우수 씨수말을 발굴할 계획이다. 초기 투자비용을 대폭 줄여 수익률을 높이고,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취지다. 해외종축사업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닉스고가 미국에서 태어난 2세마 중 0.2%만이 출전할 수 있는 브리더스컵에서 준우승을 거둬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닉스고는 데뷔 5개월 만에 5개의 경주에 출전해 자신의 몸값의 8배인 약 8억 원의 경마상금을 벌어들였다. 닉스고뿐만이 아니라 마사회가 해외종축사업으로 선발한 미스터크로우, 제이에스초이스 등의 경주마가 이미 몸값을 훨씬 넘는 수익을 거두며 사업성을 입증했다.

새벽 조교 중인 닉스고의 모습.


● 잘 키운 말 한 마리의 경제효과 300억 원

닉스고는 브리더스컵 준우승으로 내년 미국의 삼관경주 중 하나로 총상금만 23억에 이르는 켄터키더비에 출전할 예정이다. 삼관경주는 켄터키더비, 프리크니스 스테익스, 벨몬트 스테익스 경주를 말한다. 여기서 모두 우승하면 삼관마(트리플 크라운)가 된다.

삼관마가 되면 3개 경주의 우승상금만 55억 원에 이른다. 은퇴 후에는 씨수말로 활약하며 천문학적인 돈을 벌 수 있다. 2015년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한 아메리칸파로아의 경우, 2016년 교배료만 약 2억3000만 원이다. 다음 해 163두의 자마를 생산한 것을 감안하면 연간 수입만 375억 원에 달한다.

삼관경주를 석권하긴 쉽지 않지만 현재 닉스고의 성적이라면 최소 1만 달러 이상의 교배료로 씨수말 시장에 데뷔할 수 있다. 씨수말이 연간 100회 정도 교배한다고 가정했을 때, 연간 최소 12억 원의 수익이 창출된다.

통상 씨수말이 교배해 자마가 태어나서 경주에 출전할 때까지 4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그 이후 닉스고의 자마로 벌어들이는 경주 우승 수익(약 150억 원)과 자마 경매가(약 120억 원, 1두당 5만 달러 가정했을 때 연간 50두를 4년간 판매한 수익), 교배료(약 40억 원) 등을 감안하면 최소 300억 원의 경제적 효과 창출이 예상된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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