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의 가을통신] ‘제2의 인생’ 윤수호가 말한다 “두산, 이래서 최강이군요”

입력 2018-11-1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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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윤수호가 지난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한국시리즈(KS) 2차전을 앞두고 스포츠동아와 인터뷰 직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두산 베어스 윤수호(26)의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엔트리 합류는 극적으로 이뤄졌다. 트레이드 마감시한(7월 31일)을 하루 앞두고 이우성과 맞트레이드를 통해 NC 다이노스에서 두산으로 이적할 때만 해도 취약점으로 손꼽히던 두산 불펜에 적잖은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를 받았지만 새 유니폼을 입고 거둔 성적은 11경기 1패, 평균자책점 10.90에 불과했다. 스스로도 실망감이 컸다. 그 역시도 “KS 엔트리 합류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나는 정규시즌 막판까지 경쟁하는 입장이었다”고 털어놨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윤수호는 지금 두산의 KS 엔트리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파이어볼러 김강률이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이탈한 탓에 윤수호의 비중도 조금은 커졌다. 빠른 공을 던지는 불펜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7시즌 NC에서 40경기 2승1패1홀드, 평균자책점 5.36으로 경쟁력을 보여준 점도 기대를 키우는 요소다. 이에 윤수호는 “(김)강률이 형과 비교라니. 어휴”라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그저 상황에 맞게 던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버티다 보니 엔트리에 들었는데, 그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다. 생각도 못 했던 일이 내 앞에 펼쳐진 것 아닌가. 가족들도 많이 축하해줬다”고 밝혔다.

KS에서 2승3패로 뒤져있지만, 두산은 명실상부 리그 최강팀으로 손꼽힌다. 압도적인 성적으로 2018 정규시즌 우승(93승51패)을 거머쥐기도 했다. 이는 윤수호가 처음 팀에 합류했을 때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먼저 했더니 잘 안 되더라. 막판에는 ‘오늘 한 경기 후회 없이 던지자’고 마음을 고쳐 먹어니 한결 나아지더라.” 윤수호의 말이다.

두산 윤수호. 스포츠동아DB


‘최강 두산’과 함께하는 것 자체가 성장의 밑거름이라고 했다. “선배님들이 굉장히 열심히 한다. 경기가 끝나고도 기본 1시간씩 운동을 하고 퇴근한다. 그런 모습을 보니 ‘강팀’의 DNA가 정착될 수밖에 없다고 느꼈다. 그렇게 프로다운 모습을 보면서 따라하다 보니 커리어를 쌓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이번 KS도 하루하루가 최고의 순간이다. 좋은 팀에서, 멋진 상황을 직접 보고 즐기고 있다. 그 자체로 엄청난 행운이다.”

윤수호는 5차전까지 단 한 번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지만, 파이어볼러가 필요한 상황에선 언제든 출격할 수 있는 카드다. 그러다 보니 멘탈(정신력) 관리가 필수다. 체육인 출신 부모로부터 받는 조언이 큰 힘이 된단다. 윤수호의 아버지는 윤재명 전 쇼트트랙대표팀 감독이고, 어머니는 한국쇼트트랙 최초 동계아시안게임(1986삿포로) 메달리스트 유부원씨다. “스트레스를 많아 힘들어할 때면 아버지께서 ‘마운드에서 그저 재미있게 던져라.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면 된다’고 말씀하신다. 평소에도 부모님과 굉장히 많은 대화를 나눈다. 두 분 모두 운동을 하면서 최고의 자리를 경험했다. 그러다 보니 조언 하나하나가 멘탈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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