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번트 성공률 100%, ‘홈런 일변도’ SK의 대반전

입력 2018-11-1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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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가 맞붙는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 경기가 열렸다. 4-1 역전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3승 2패를 기록한 후 SK 김강민(오른쪽)이 김성현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SK 와이번스는 ‘홈런군단’으로 통한다. 트레이 힐만 감독이 부임한 2017시즌부터 구축한 확실한 팀컬러다. 2017시즌 234개, 2018시즌 233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화끈한 공격력을 뽐냈다. 물론 반대급부도 있었다. ‘단조로운 공격 루트’가 그것이다. 자연스럽게 “세밀한 야구가 부족하다”는 평가와 맞닥뜨려야 했다. 그러나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5차전까지 3승2패로 우위를 점한 데는 오히려 세밀한 야구가 한몫했다. ‘희생번트 성공률 100%’가 그 증거다.

SK는 KS 5차전까지 6차례의 희생번트를 모두 성공했다. 정규시즌(63.5%·95시도 54성공), 플레이오프(PO·42.9%·7시도 3성공)와 비교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최종 우승팀이 결정되는 KS 무대라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 10일 KS 5차전 직후 힐만 감독이 “홈런 없이 이긴 게 의미가 크다”고 밝힌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SK는 PO 5경기에서 뽑아낸 30점 가운데 홈런으로 만들어낸 점수가 21점(70%)에 달했다. KS에서도 4차전까지 기록한 18점 가운데 홈런으로 얻은 점수가 절반(9점)이었다. 그만큼 홈런 의존도가 컸다. 그러나 승부의 분수령인 5차전에선 0-1로 뒤진 7회 무사 1루서 강승호의 희생번트에 이어 김성현의 2루타로 동점, 김강민의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뽑았다. 희생번트에 따른 진루로 두산 외야수비의 전진수비를 이끌어낸 것도 소득이다.

반대로 두산은 KS에서 4차례의 희생번트 중 단 한 번만 성공했다. 성공률은 25%다. 이 수치에서 드러나듯, 특유의 디테일이 실종됐다. 정규시즌과 달리 ‘짜내는 야구’의 중요성을 절감한 KS에서 계속된 번트 실패가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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