氣싸움으로 압축된 K리그1 영플레이어상 경쟁

입력 2018-11-1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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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송범근(왼쪽)-울산 한승규.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송범근(왼쪽)-울산 한승규.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개인 타이틀을 둘러싼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최우수선수를 가리는 MVP의 경우 챔피언 전북 현대의 집안싸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에 못지않게 관심을 끄는 경쟁이 바로 영플레이어상(데뷔 3년차 이내 가운데 한 시즌 절반 이상의 경기를 뛴 한국 국적 선수가 후보) 다툼이다.

현재 분위기는 2파전 양상이다. 전북의 우승을 지킨 수문장 송범근(21)과 울산 현대의 선전을 이끈 미드필더 한승규(22)가 생애 한 번뿐인 영플레이어상을 놓고 각을 세우고 있다. 자신이 출전한 28경기 가운데 19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송범근은 사상 첫 골키퍼 출신 영플레이어상을 꿈꾸고 있고, 한승규는 신예 가운데 가장 많은 11개의 공격 포인트(5골·6도움)를 올렸다는 점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영플레이어상을 둘러싼 장외 경쟁도 흥미롭다. 선수 개인은 물론 감독, 구단까지 나서 팽팽한 기(氣) 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조기우승의 큰 공은 송범근에게 있다. 영플레이어상은 당연히 우승팀 주전 골키퍼가 받아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맞서 울산 김도훈 감독은 “전북이 전부 가져가면 되겠느냐. 실력으로서 손색이 없는 한승규가 상을 타야한다”고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선수들 역시 물러날 기색이 없다. 둘은 인터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이 적격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영플레이어상 장외 경쟁이 치열해진 배경에는 바뀐 투표 방식이 자리하고 있다. 당초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미디어 투표 결과로만 수상자를 선정했는데 올해부터 각 팀 주장 30%, 감독 30%, 미디어 40%로 비중을 나누기로 했다. 투표인단 규모가 늘어난 만큼 후보들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움직임이 거세진 셈이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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