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골목식당’ 홍탁집 아들. 사진|방송캡처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역대급 ‘빌런’이 등장했다. 돕겠다고 나선 ‘골목식당’ 제작진과 백종원에게 변명과 푸념을 늘어놓은 홍탁집 아들(사장)이 그 주인공.
14일 방송된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에서는 서울 홍은동 포방터시장의 두 번째 이야기가 그려졌다. 각 식당들의 현장 점검에 나선 백종원은 주꾸미집 돈가스집에 이어 홍탁집에 방문했다.
이날 방송에서 백종원은 지난 방문 때 시식하지 못한 홍어삼합과 닭볶음탕을 시식했다. 타 업체로부터 납품받는다는 홍어삼합은 강한 냄새에 비해 약한 맛으로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의외의 발군은 홍탁집 아들의 어머니가 직접 만든 닭볶음탕. 백종원은 “요즘 닭볶음탕을 제대로 하는 집에 별로 없다. 어머니가 요리를 잘 하신다”고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백종원은 선뜻 솔루션을 제안하지 못했다. 건강이 좋지 않은 어머니가 거의 홀로 요리하는 식당이기에 너무 잘 돼도 문제기 때문. 백종원은 홍탁집 아들에게 “고민을 많이 했다. 이 골목을 위해 가게를 살릴 수는 있지만 솔직히 그렇게 해드려 봤자 어머님만 등골 휜다. 지금 상황에서는 가게가 잘 되면 어머니만 또 짊어지게 된다. 그건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홍탁집 아들에게 “솔루션의 조건은 엄마의 가게가 아닌 내 가게다 되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제대로 못 할 바엔 지금 끝내는 게 낫다. 솔루션 과정을 못 해낸다면 중간에 더 바보 된다. 욕만 먹고 끝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불어 “어설프게 했다가는 또 돌아간다. 몇 달 후에 또 어머니 혼자 일하게 된다면 뼈저린 후회를 맛 볼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홍탁집 아들은 백종원의 솔루션 조건을 받아들이며 “하겠다. 내 의지로 배워서 하겠다”고 약속했다. 홍탁집 아들의 결심에도 백종원은 다시 한 번 더 경고하면서 그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홍탁집 아들. 사진|방송캡처
이에 ‘골목식당’ 제작진은 백종원의 재방문 하루 전 긴급 면담을 진행했다. 홍탁집 아들은 “솔직히 우리가 노는 게 아니고 장사를 하지 않나. 손님을 안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설거지하고 정리하면 오후 3시다. 핑계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주꾸미처럼 아예 문을 닫고 요리만 했다면 네 다섯번은 만들었을 것”이라며 “영업시간 외에 해야 할 일들은 했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홍탁집 아들이 밝힌 마감시간은 저녁 8~9시. 그는 “마감 이후에는 집에 가서 쉰다. 아침에 일직 나와야 하니까”라고 했지만 출근 시간은 오전 10시였다. 그는 백종원이 미리 만들어놓으라고 한 양념장도 안 만들었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오히려 걱정은 제작진이 하고 있었다. 홍탁집 아들은 “뼈를 깎고 그 정도 노력은 안 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은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터질 게 터졌다. 방송 말미 공개된 다음주 ‘골목식당’ 예고편에서는 백종원이 분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홍탁집 아들의 어설픈 실력은 여전했고 설거지 거리 바로 옆에서 닭을 씻는 상식 밖의 행동을 보였다. 백종원은 “이건 몰라서 그런 게 아니라 안 한 것”이라며 “나를 개무시한 것이다. 이렇게 할 거면 하지 마라”라고 폭발했다. 그러면서 “죄송한데 어머니 이건 안 돼요”라고 솔루션을 거부해 긴장감을 자아냈다.
시청자뿐 아니라 백종원까지 분노케 한 ‘골목식당’ 홍탁집은 ‘개조’에 가까운 극적인 변화를 이뤄낼 수 있을까.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매주 수요일 밤 11시 10분 SBS에서 방송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