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 박혜진이 말하는 고스톱 이야기

입력 2018-11-2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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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박혜진은 최근 ‘광’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우승과 거리가 멀었던 7∼8년 전에는 편한 마음에 고스톱을 즐기기도 했지만, 오히려 정상에 오른 뒤에는 마음의 여유가 없어 농구에만 몰두하고 있다. 사진제공|WKBL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의 박혜진(28)~임영희(39)~김정은(31) 트리오는 지난 시즌까지 ‘BIG3’로 불렸다. 이번 시즌은 ‘BIG3’라는 수식어보다 ‘삼광’으로 불린다.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OK저축은행의 정상일 감독이 박혜진~김정은~임영희를 ‘삼광(光)’에 비유하면서 새로운 별칭이 생겼다.

박혜진은 국내여자프로농구 최고의 선수다. 지난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한 박혜진은 올 시즌에도 평균 16.6점·5.4리바운드·5.2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팀을 1라운드 전승(5승)으로 이끌었다.

그는 ‘광’이라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 “나를 너무 좋게 봐주신 것 같아서 부담스럽다”며 웃었다. ‘광’이 좋은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안다는 것은 곧 고스톱을 안다는 의미일 수 있다. “고스톱을 할 줄 아느냐”는 질문에 박혜진은 “칠 줄 안다. 맨날 꼴찌를 하던 7~8년 전에는 팀 언니들이랑 자주 고스톱을 치고는 했다. 마음 편할 때 얘기다”고 말했다.

오히려 무려 6시즌 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지금은 농구 외에 다른 걸 할 마음의 여유가 없다. 매 경기 집중해야 정상을 지킬 수 있다는 압박감 때문이다. 그만큼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박혜진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농구에 더 몰입한다. 비슷한 성향인 감독님마저 ‘너 농구만 파고들면 나처럼 된다’며 농구가 안 될 때는 머리도 식히고 다른 데도 관심을 돌리라고 조언해 주신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그게 잘 안된다. 나는 농구는 농구로 풀어 왔고 거기서 답을 찾아왔다. 내 플레이에 대해 더 생각하고 연습도 더 하는 편이다”라고 얘기했다.

올 시즌 초반도 박혜진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는 “솔직히 지쳐있다. 아시안게임 일정을 소화하고 곧바로 시즌에 돌입하니까 시즌을 두 번 연속으로 치르는 기분이다”면서 “1라운드가 끝났는데 ‘이제 1라운드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힘들 때 일수록 기본을 생각하면서 매 경기 착실하게 풀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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