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의 회피, NC의 음주운전 은폐

입력 2018-11-2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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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는 전 소속 선수 강민국의 음주운전 적발 및 면허취소, 벌금형을 교묘하게 은폐했다. 스포츠동아의 21일자 단독 보도 이후 공식 사과입장을 밝혔지만 신인선수의 KBO 등록시점을 이용해 징계를 피하려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사진은 NC 다이노스 김택진 구단주. 동아일보DB

김택진 NC 다이노스 구단주는 최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강한 중독성과 사행성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온라인게임 리니지M의 문제점을 묻는 의원들에게 “게임 내에서 사행성을 유도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사실일까. 리지니M은 지난 1년간 1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유저들은 1000원을 지급하고 어떤 아이템이 들어있는지도 모르는 박스를 반복해서 구매하고 있다. 몇몇 희귀 아이템을 획득할 확률은 0.00001%다. 온라인상에는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다 수 천만, 수 억 원의 빚을 진 피해 사례가 넘친다.

더 큰 문제는 이 아이템들이 수 천만 원에 거래된다는 점이다. 게임 안에서는 아이템일 뿐이지만 곧장 거액의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그러나 김택진 구단주는 게임 안으로만 답변 범위를 한정해 책임을 회피했다. 당장 비난여론이 거세게 일어났다.

구단주의 이러한 시각은 야구단에도 그대로 투영 된 듯 하다. NC 다이노스는 창단과 함께 ‘정의·명예·존중’을 팀이 추구하는 정신이라고 선전했다. 한쪽에서 김택진 구단주는 자수성가한 기업인으로 야구단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쌓았다. 구단주가 프로야구 경기장에서 응원하는 모습을 게임 CF에 활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 NC는 타 구단에서 볼 수 없는 편법, 은폐를 일삼아 왔다.


스포츠동아는 21일 NC가 강민국(현 KT 위즈)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은폐했다는 내용을 단독 보도했다. NC는 첫 보도가 나온 이후 대책 회의에 돌입했다. 그리고 공식 사과와 함께 2013년 7월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강민국은 2014년 1월 31일 KBO에 보류 선수로 등록됐기 때문에 KBO에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괴상한 논리를 꺼냈다. 사과하면서도 징계는 피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강민국의 신분 해석에는 논란이 따를 수 있다. 1차 지명된 강민국은 2013년 9월 계약금 2억원을 받고 계약서에 사인했다. 곧장 NC 유니폼을 입고 팀 훈련을 시작했다. 신인 선수는 계약 완료와 함께 계약서를 KBO에 제출해야 한다. 강민국과 NC의 계약서는 12월 15일 접수처리가 끝났다.

이어 2014년 1월 15일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둔 1월 초 음주운전이 적발됐다. 하지만 NC는 공식입장을 통해 “정식 입단 전에 발생한 일이지만 선수 관리를 더 철저하게 하지 못한 점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계약금을 지급했고 훈련을 함께 한 선수지만 정식입단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한 강민국은 3월 초 면허취소와 벌금형 행정처분이 확정됐다. 이미 KBO에 정식 선수로 등록된 후였지만 역시 KBO에 신고 하지 않았다.

KBO 정금조 사무차장은 “강민국의 음주운전은 품위 손상이고, 형사처벌도 된 일이지만 KBO에 신고 되지 않았기 때문에 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전례가 없는 일이다”며 “그러나 구단이 자체적으로 벌금(500만원)을 부과했다. 소속 선수로 인지했다고 볼 수 있다. NC 구단에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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