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만 바라보는 FA 시장, 매수세 급감한 것일까?

입력 2018-11-2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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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양의지. 스포츠동아DB

2019년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정적만이 감돌고 있다. 21일 개장한 뒤로 닷새가 넘도록 미동조차 없다. 지난해에는 개장 첫날 내야수 문규현이 2+1년, 총액 10억원에 롯데 자이언츠 잔류 소식을 알렸지만, 올해는 계약 규모를 떠나 아직 한 건도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정중동의 흐름 속에 두산 베어스 출신 포수 양의지(31)를 둘러싼 이런저런 움직임만 감지되고 있다. 양의지를 중심으로 이번 FA 시장이 돌아가고 있음이 분명하다. FA 권리행사를 결정한 15명 중 양의지를 제외하면 대부분 잔류가 유력한 시장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SK 와이번스 출신 내야수 최정(31)과 포수 이재원(30) 등은 과거 같으면 ‘FA 이적’ 가능성이 제법 제기됐을 법하지만, 올해는 수요자가 좀처럼 나서지 않고 있다. 현재로선 SK 잔류는 기정사실이고, 몸값이 얼마일지가 관심사다. 외야수 박용택(39·전 LG 트윈스), 투수 윤성환(37·전 삼성 라이온즈) 등도 마찬가지다. 자칫 올 겨울에는 FA 이적 자체가 최소화될 수도 있다.

역대로 FA 이적이 가장 저조했던 해는 2008년과 2010년, 2011년이다. 이적이 전무했다. 2001, 2003, 2006, 2007년에는 한 건씩만 기록됐다. 반면 2014년 이후로는 FA 이적이 쏟아졌다. NC 다이노스와 KT 위즈가 신생팀 특혜로 2년씩 보상선수 없이 FA를 영입할 수 있었던 사정도 일조했다. 2014년에는 6명, 2015년과 2016년에는 각 7명, 2017년과 2018년에는 각 4명의 FA가 팀을 옮겼다.

올 겨울에는 타 구단의 구미를 당길 만한 거물 FA가 드문 까닭에 양의지의 일거수일투족만 주목받는 형국이 조성되고 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의 거부로 잠복 모드지만, ‘FA 상한제’도 일정 수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분위기다. 시장을 과열시키는 행동을 꺼리는 듯 각 구단이 자체 수립한 FA 전략은 감춘 채 눈치만 살피고 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총액 500억원을 훌쩍 넘어섰던 FA 시장이 살 만한 물건이 적은 상황에 더해 합리적 지출을 추구하는 구단들의 성향과 맞물려 크게 주저앉을 조짐도 보인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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