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마진과 마케팅 비용을 줄여 일반 제품보다 저렴하다고 알려진 대형마트의 PB(자체브랜드) 가격이 크게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은 25일 지난해 6월과 올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에서 판매하는 1544개 PB 가격을 조사한 결과 9개월 만에 5.2%인 81개의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조사대상 768개 제품 가운데 43개(5.6%), 롯데마트는 610개 가운데 25개(4.1%), 홈플러스는 166개 가운데 13개(7.6%)가 각각 인상됐다.
총 81개 인상 품목 중 식품류가 52개로 식품 이외 품목(29개)보다 더 가격이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이마트에서는 국산 고춧가루가 44.4%, 수세미 23.4%, 참치류 19.7% 올랐으며, 롯데마트에서는 국산 고춧가루가 45.9%, 홈플러스에서는 생수인 맑은 물이 73.3%로 인상률이 가장 높았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측은 “PB는 가격 비교가 쉽지 않고 정기적인 물가조사도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가 가격 인상에 둔감할 수 있다”며 “PB가 대형마트의 마케팅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