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이규호 전무, 패션사업 총괄
이웅열(63·사진) 코오롱그룹 회장이 28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전격적으로 선언해 재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의 갑작스런 경영 퇴진의 배경과 함께 이후 경영권 승계 구도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장남인 이규호(35) 전무의 향후 행보에 대한 궁금증이 크다.
코오롱그룹을 23년간 이끈 이웅열 회장은 내년 1월1일부터 그룹 회장직을 비롯해 지주회사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계열사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다. 이웅열 회장은 28일 오전 그룹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 퇴임을 밝혔다.
특히 그는 퇴임을 밝히면서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새롭게 창업의 길을 가겠다”며 “그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을 코오롱 밖에서 펼쳐보려 한다”며 경영 은퇴가 아닌 코오롱 밖에서의 새로운 창업의지를 천명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이 회장을 대신해 유석진 대표이사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고, 앞으로 유 사장이 위원장을 맡은 주요 사장단 협의체인 원&온니위원회가 그룹 현안 전반을 조율한다. 유 사장과 원&온니위원회는 장기 경영방향, 대규모 투자, 계열사간 협력 및 이해 충돌 등 주요 경영 현안을 조율할 예정이다.
또한 장남으로 코오롱 전략기획담당을 맡고 있는 이규호 상무는 전무로 승진해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임명됐다. 패션 사업 부문을 총괄 운영하며 경영수업을 쌓을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그룹 측은 “이 회장이 이 전무에게 그룹 경영권을 바로 물려주는 대신 핵심 사업부문을 총괄 운영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토록 한 것”이라며 “그룹을 이끌 때까지 경영 경험과 능력을 충실하게 쌓아가는 과정을 중시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