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가 자연의 아름다움을 십분 활용한 장면들로 멜로 감성을 극대화 시키며 시청자들의 안구를 정화시키고 있다.
종영까지 단 4회만을 남겨두고 있는 tvN ‘남자친구’(극본 유영아/ 연출 박신우/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본팩토리)가 수현(송혜교 분)과 진혁(박보검 분)의 감정을 도드라지게 만드는 섬세하고 디테일한 연출로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더욱이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진 ‘남자친구’의 아름다운 영상미는 험난한 로맨스를 겪고 있는 수현과 진혁 앞에 동화 같은 해피엔딩이 펼쳐질 것이라는 꿈을 꾸게 할 정도. 이에 황홀한 자연 경관을 활용해 시청자들의 눈을 정화시킨 장면을 뽑아봤다.
# 석양
1회, 석양 속에 물든 수현과 진혁의 우연한 첫 만남이 보는 이를 매료시켰다. 수현은 수면제를 먹고 자려 했으나 말레콘 비치의 야경이 보고 싶은 마음에 홀로 모로 까바냐로 향했고, 난간에 앉은 채 잠에 빠져들어 떨어질 위기에 놓이게 됐다. 이때 달려와 그를 잡은 진혁은 수현의 옆을 지켰고, 이내 석양이 내려앉은 쿠바에서 마주한 두 사람의 모습이 설렘을 자아냈다. 특히 석양에 빠져들어 미소를 띤 수현과, 그의 옆에 나란히 앉은 진혁의 투샷은 보는 이들의 두 눈을 황홀하게 만들며, 두고두고 꺼내 보고 싶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숨막히는 인생을 체념한 듯 담담하게 살아온 수현의 인생을 흑백톤으로 먼저 보여준 후, 모로 까바냐의 풍경과 아름다운 음악에 감동한 수현의 벅찬 표정을 붉은 석양 빛으로 잡아낸 연출이 감탄을 자아냈다. 이는 진혁을 만나 변화될 수현의 인생을 예상케 하며 심장을 흔들었다. 뿐만 아니라 쿠바의 자유분방한 분위기와 이국적인 풍경이 어우러진 수현과 진혁의 만남은 단꿈을 꾸는 듯한 달콤함을 선사했다.
# 홍제천
5회, 수현과 진혁의 ‘썸 1일’이 시작된 의미 있는 장면으로, 쏟아지는 햇빛을 맞으며 홍제천을 따라 걷는 수현과 진혁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전시를 보러 가는 줄 알았다며 의아해 하는 수현의 어깨를 잡고 뒤돌아 세우는 진혁과 예상치 못했던 거리의 미술관을 보고 순간 미소 짓는 수현이 설렘을 유발했다. 이때 바람에 흩날리는 갈대와 다리 기둥마다 전시된 다양한 그림, 이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앞으로 쏟아지는 햇빛까지 어우러지며 로맨틱한 무드를 배가 시켰다. 이후 5회 엔딩에서는 두 사람이 홍제천에 걸려 있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라는 그림 앞에 다시 재회해 썸을 시작하는 모습이 그려져 보는 이들의 심장을 떨리게 했다.
# 갈대밭
8회, 수현과 진혁은 갈대밭에서 데이트를 즐기며 애틋함을 더했다. 속초로 강제 발령을 가게 된 진혁으로 인해 아쉬운 이별을 앞둔 두 사람의 마지막 데이트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어쩔 수 없는 이별을 앞둔 수현과 진혁의 마음을 대변하듯 바람에 흩날리는 갈대가 쓸쓸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서로의 손을 꼭 잡고 나란히 걸어가는 두 사람의 모습이 흔들림 없는 사랑을 느끼게 해주며 보는 이를 설레게 했다. 더욱이 넓게 펼쳐진 갈대밭 사이에서 서로만을 의지하며 걷는 수현과 진혁의 발걸음은 위기 속에서도 변함 없는 사랑을 기대케 했다.
# 바다
9회, 수현과 진혁의 재회가 탁 트인 바다를 배경으로 아름답게 그려졌다.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진혁의 뒷모습을 보며 천천히 그에게 다가가는 수현과 예상치 못한 수현의 등장에 뒤돌아서 그녀를 향해 달려가는 진혁의 발걸음이 설렘을 높였다.
특히 탁 트인 바다를 배경으로 그리움을 터뜨리듯 서로를 꼭 끌어안은 수현과 진혁, 그리고 두 사람의 위로 따스하게 떨어지는 햇빛이 어우러지며 더욱 그림 같은 분위기를 형성했다. 한편 해당 장면은 매번 진혁이 수현을 향했던 것과 달리 처음으로 수현이 진혁에게 달려간 의미 있는 씬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수현과 진혁이 모래 사장에서 장난을 치는 장면(3회), 수현이 잠든 진혁을 옆에 두고 자신이 처한 상황과 그에 따른 속내를 털어놓는 장면(4회) 등 바닷가를 배경으로 한 두 사람의 모습들이 시선을 사로잡은 바 있다.
# 나무숲
11회, 수현과 진혁의 멜로 감성이 높게 솟은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처럼 치솟은 장면이다. 진혁은 모든 것이 꿈일까 두렵다는 수현의 취중진담을 듣게 된 뒤 그에게 굳건한 사랑이 담긴 반지를 건네는 모습으로 심쿵을 유발했다.
이 장면에서 수현과 진혁이 손을 마주 잡고 걷는 메타세쿼이아길은 어떠한 장애물 하나 없이 쭉 뻗어 있었고, 그 길 위에는 오직 두 사람만이 존재했다. 쭉 뻗은 길을 함께 걷는 수현과 진혁의 모습은 앞으로 창창히 펼쳐질 두 사람의 행복한 미래를 예상하게 만들었다. 또한 진혁이 카메라를 통해 보는 수현의 모습을 담아낸 연출은 보는 이들을 더욱 몰입하게 만들며 설렘을 배가 시켰다.
이처럼 ‘남자친구’는 자연 경관을 적재적소에 활용한 연출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더욱 감성적으로 물들이고 있다. 특히 각 장소들은 수현과 진혁이 재회하고, 사랑을 확인하고, 또 깊어져 가는 마음을 고백하는 등 감정을 그려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앞으로 또 어떤 아름다운 명장면들이 탄생될지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tvN ‘남자친구’는 한번도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아보지 못한 수현과 자유롭고 맑은 영혼 진혁의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된 설레는 감성멜로 드라마. 매주 수목 밤 9시 30분에 방송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