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악마의 편집? 위태로운 ‘골목식당’

입력 2019-01-3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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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시청자의 신뢰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제작진의 계속되는 해명에도 시청자 분위기는 싸늘하다. 사진출처|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방송 화면 캡처

■ 꼬리를 무는 ‘백종원의 골목식당’ 논란

한 출연자 “사기꾼처럼 편집” 주장
또 다른 출연자 추가 폭로까지 예고
프로그램 최대 위기…제작진 고심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위태로운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출연자 섭외 과정에 제작진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식당을 운영하는 출연자들이 “악마의 편집” 피해를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평일 밤 11시 방송하면서도 매회 10%(닐슨코리아)의 시청률을 웃도는 상황에 이처럼 거듭되는 논란으로 시청자의 신뢰를 잃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골목상권 살린다’는 기획의도, 어디로?

‘골목식당’은 죽어가는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한 프로그램을 표방하며 출발했다. 여러 식당 프랜차이즈를 운영 중인 백종원이 어려움을 겪는 소규모 식당 운영자들에게 직접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내용이다. 하지만 최근 이런 의도가 흐려지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다.

제작진은 서울 서대문구 포방터시장의 홍탁집과 용산구 청파동의 피자집 등의 젊은 사장들을 연이어 출연시켜왔다. 하지만 백종원이 이들을 가르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식당 운영의 어려움을 해결해주기보다 사람의 됨됨이까지 바꾸려는 듯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는 시청자 비판을 받았다.


● 출연자 선정, 제작진 과도한 개입?

지난해 12월 ‘골목식당’ 청파동 편도 논란이 됐다. 당시 출연자 김 모 씨가 운영하는 고로케집이 건축 관련 회사가 준비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라는 의혹에 휘말린 것이다. 식당 명의가 해당 회사였던 탓이었다. 이에 김씨는 “건축 회사는 제 가족이 운영하고 있다”면서 “출연 전 프로그램 담당 작가의 조언을 얻어 법인사업자에서 개인사업자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출연자 선정에 대한 시청자의 불신으로 이어졌다. 출연자와 식당 선정 과정에 제작진이 적극 개입해 인위적인 설정을 가미했다는 시선이다. 이에 SBS는 “처음 가게 명의가 건축사무소여서 요식업과 관련이 없는 회사이니 개인 음식점으로 변경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을 뿐이다”고 밝혔다. 프로그램 출연을 위해 그렇게 해달라는 의미가 아니었다는 해명인 셈이다.


● “악마의 편집”?

지난해 7월 방송한 ‘골목식당’ 뚝섬 편 역시 뒤늦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당시 출연한 식당 운영자들이 “악마의 편집에 희생됐다”고 27일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제작진이 장면 연출을 위해 임의대로 자극적인 편집을 했다는 것이다.

장어집을 운영하는 박 모 씨는 SNS에 “비교대상이 아닌(안 되는) 장어를 (우리 가게와)비교해 누가 봐도 (나를) 사기꾼으로 보이게 편집했다”고 썼다. 경양식집 사장 정 모 씨는 이날 유튜브를 통해 “‘골목식당’으로 인한 논란으로 많은 분이 상처받았다”면서 자신 역시 피해자임을 드러냈다. 나아가 자신이 “‘골목식당’을 촬영하면서 직접 보고, 듣고, 느낀 부분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제작해 공개하겠다”고 예고하기까지 했다.

이처럼 여러 논란과 관련해 시청자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사이 29일 밤 또 다른 출연자의 ‘폭로’가 제기되면서 ‘골목식당’은 프로그램 진정성까지 의심받는 위기에 놓이게 됐다. 이에 제작진은 입장을 정리하느라 분주한 분위기다. 제작진은 29일 오후 “내부적으로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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