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류덕환 “윤주희와 ♥연기 좋았다…연애 말고 결혼”

입력 2019-02-06 11: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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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덕환 “윤주희와 ♥연기 좋았다…연애 말고 결혼”

‘장르물 명가’ OCN의 시작을 알린 작품이 있다. ‘신의 퀴즈’ 시리즈다. 희귀병에 얽힌 미스터리와 의문의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을 빈틈없는 전개로 엮어낸 ‘신의 퀴즈’는 독창적인 분위기와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해 수많은 마니아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법의학이라는 소재를 수사물에 적절히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덕분에 2010년 첫선을 보인 ‘신의 퀴즈’는 일회성이 그치지 않고 시즌제 재탄생해 지금까지 맥을 잇고 있다. 비록 2014년 시즌4 이후로 4년의 공백이 있었지만, 지난해 11월 다섯 번째 시즌인 ‘신의 퀴즈: 리부트’(극본 강은선 김선희 연출 김종혁)가 시작되면서 ‘국내 최장수 장르물’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전역 후 한진우 캐릭터로 돌아온 배우 류덕환도 함께였다.

“‘신의 퀴즈’는 제게 일기장 같아요. 중·고등학교 때 싸이월드 다이어리에 쓴 글을 지금 보면 ‘이불킥’ 하고 싶잖아요. 그런 느낌이에요. 약간 허세 같지만, 그것조차도 당시에는 진심이었어요. ‘신의 퀴즈’는 그런 싸이월드 다이어리 같아요. 할 때만큼은 모든 걸 다 쏟아붓고 최선을 다해요. 그렇지만, 돌아보면 오그라드는 거죠. 원래 모니터도 안 하기도 하지만, 가끔 하게 되면 미칠 것 같은 그런. 다만, 당시에는 그게 제 진심이고, 최선이었다는 걸 알아서 괜찮아요. ‘신의 퀴즈: 리부트’도 잘 마무리했으니, 이 또한 나중에는 좋은 추억이 되겠지요. (웃음)”

시즌을 마칠 때마다 “절대 안 한다”던 류덕환은 이번에도 무사히 ‘신의 퀴즈: 리부트’를 마쳤다. 제 고집을 꺾고 4년 만에 다시 ‘신의 퀴즈’를 선택한 이유가 뭘까.

“‘코다스’(인공지능 사인 분석 시스템, Cause of Death Analysis System/ CODAS)라는 AI 시스템을 다룬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아직 국내 드라마에서 판타지적인 히어로물을 다루는 것이 낯간지럽지만, ‘AI’ 소재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박재범 작가님이 그릴 판타지적인 부분이 재미있을 것 같았고요. 새로 온 작가님들이 ‘AI’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지도 궁금했고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진우, 강경희(윤주희) 두 캐릭터가 어떻게 발전하고 성장했는지 궁금했습니다.”

작품 속 이야기가 아무리 흥미로워도 4년의 공백은 큰 부담이다. 특히 오랫동안 한 작품을 이끈 주인공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도 류덕환은 한진우에 대한 믿음을 확고했다. “한진우에 대한 확신이 단 한 번도 무너진 적은 없어요. 제가 무너지면 절 대 안 된다고 생각해요. 막연한 자신감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 책임감이 따르는 자신감 같아요. 4년 만에 했든, 10년 만에 했든, 두 달 뒤에 다시 ‘신의 퀴즈’를 해야 한다고 해도 제 마음은 똑같아요. 같은 책임감을 가질 것 같아요. 절대 ‘신의 퀴즈’를, 한진우 연기를 부담감으로 시작하지 않을 것 같아요. ‘신의 퀴즈’에 부담을 느낀다면 건 마음 한 구석에 ‘그만해야 하는데 또 하나’인데, 그 마음은 아닙니다.”

그러면서도 미묘하게나마 변화된 한진우를 보여주고 싶었다. 류덕환은 “이번 시즌에서 내가 고민했던 부분들은 한진우도 나이를 먹고 나도 나이를 먹었다는 점이다. 시즌1부터 좋아해주신 한진우와 작품 색깔, 이미지와 특성이 갑자기 바꿔버리면 시청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다. 똑같이 연기하기에는 나이를 먹었지만, 그렇다고 나이가 든 만큼 확연하게 보여주자니 4년 밖에 흐르지 않았더라. 바뀐 거라곤 ‘정권’ 밖에 없더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항상 한진우를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 고민했다. 그래서 작가님들한테도 부탁했었다. ‘나 이제 까부는 거 안 해’가 아니고, 잘못된 사회에 불만을 가지고 분노하되 그동안 장 교수(최정우)가 풀어줬던 의문을 한진우가 이제 자기 생각을 보여줄 때가 됐다는 것을. 미묘한 부분이라 비슷하게 보이겠지만, 늘 ‘왜 이럴까’ 의문만 늘어놓던 한진우가 자기 철학으로 ‘이런 것 같다’고 생각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했다”고 이야기했다.

류덕환의 바람처럼 ‘신의 퀴즈: 리부트’에서는 한층 성장한 한진우가 그려졌다. 보다 사람 냄새나는 한진우가 담겼다. 그리고 그 안에는 극 중 강경희와의 ‘진한 로맨스’도 함께였다. 애틋함과 가득한 이전 시즌들과 달리 두 캐릭터의 ‘대놓고 로맨스’(?)가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한 것.

“(로맨스 연기는) 너무 좋았어요. 제가 싫어할 이유가 어디 있겠어요. (윤)주희 누나 같은 미녀와 제가 언제 또 로맨스 연기를 하겠어요. 현장에서 사리사욕을 다 채운 느낌이에요. 주희 누나는 싫어할 수도 있지만요. (웃음) 물론 누나와 친한 사이랍니다. 누나와 연기하면서 논란 장면이 많아요. 남자친구한테만큼은 한없이 여자가 되는, 소녀처럼 변해버리는 장면들이 있었어요. 남녀 차이라고 해야 할까요. 남자들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장난을 치지만, 주희 누나에게는 무언가가 훅 들어오는 느낌이라고 해요. 그리고 이번 시즌에는 우리 두 사람 다 이상한 경험을 했어요. 프러포즈 장면에서 두근거리더라고요. 주희 누나가 제 대사에 눈물을 보이는데, 떨리는 거예요. 아! 추워서 떨렸나. 하하하. 그때 정말 심장이 미치도록 떨렸어요. 누나도 아마 비슷한 감정이라고 생각해요. 되게 이상한 희열을 느꼈어요.”

그리고 이렇게 ‘연애 세포’도 깨어난 걸까. 류덕환은 요즘 연애 말고 결혼을 하고 싶다. 그는 “주변 친구들이 결혼을 많이 해서 아내, 아기들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부럽더라. 새로운 삶을 사는 것 같다. 새로운 사람을 사는 게 되게 이미 있다고 생각한다. 그 값진 걸 아직 느껴보지 못해 궁금하다. 물론 나와 결혼해 줄 사람을 있을까 싶다. 나란 인간을 감당할 사람이 있긴 할까. 아무튼 이제는 진짜 결혼을 하고 싶다. 정말 예쁘게 잘살아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고 이야기했다.

새해 소망도 전했다. 류덕환은 “대한민국의 근로자들이 다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미세먼지도 없어졌으면 한다. 제발 좀! 그리고 이제는 문득 생각이 든다. 제발 나라는 인간을 내가 옥죄지 않았으면 한다. 원래 잡생각이 많은데, 이제 나를 좀 풀어줘도 되지 않을까 싶다. 내가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았으면 한다. 쉽지 않을 것 같지만, 시도라도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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