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주 사태, 프런트 난맥상 보여주는 키움

입력 2019-02-0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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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주 전 단장.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10개 구단들의 스프링캠프 소식이 쏟아지는 계절이다. 설날 연휴도 잊은 채 먼 타국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은 다가오는 새 시즌 준비로 연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추운 국내 날씨를 피해 해외로 전지훈련을 떠난 이유는 모두 같다. 오직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해서다. 따뜻한 날씨, 좋은 그라운드 조건 등 모든 요소가 야구라는 키워드 하나로 관통된다.

그러나 이런 여러 환경보다도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스프링캠프 핵심 요소는 바로 선수들의 ‘집중력’이다. 아무리 좋은 환경이 갖춰져 있다 해도 야구 자체에 집중할 수 없는 여건이면 좋은 준비과정은 결코 만들어질 수 없다.

키움 히어로즈는 장정석 감독을 필두로 한 이번 스프링캠프 참가 인원이 지난 1월 30일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했다. 오는 3월 8일까지 전지훈련을 소화한 뒤 귀국해 국내 일정을 재개할 예정이다. 시범경기는 12일 시작된다.

그런데 키움은 스프링캠프를 출발하기 전 유독 뜨겁게 1월 소식을 전했던 구단이다. 여기서 말하는 뜨거운 소식이란 결코 좋은 쪽이 아니다. 프리에이전트(FA), 트레이드 등 전력 보강 차원도 아닌 구단 프런트의 내부 잡음으로 인해 시끄러웠다.

키움은 새해 첫 달부터 깜짝 놀랄만한 소식을 전했다. 임은주 전 프로축구 안양FC 단장을 새로운 단장 겸 사장으로 영입했다는 소식이었다. 임 전 단장은 스포츠 쪽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전문경영인으로 이름을 알린 사람이었지만, 구단 운영과 경영 쪽에서 여러 논란을 몰고 다닌 인물이기도 했다. 당시 임 전 단장의 키움행을 두고 한 스포츠계 인사는 “옥중에 있는 이장석 전 서울히어로즈 대표의 그림자가 다시 한 번 드리우는 모습”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불안감은 현실이 됐다. 단장 직을 맡은 후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자 임 전 단장은 신임 단장으로 선임된 지 단 열흘 만에 프런트 수장 직을 내려놓았다. 김치현 전 전략·국제·육성팀장이 1일 새롭게 수장 자리에 오르면서 임 전 단장의 열흘 천하는 끝났다.

문제는 이러한 구단 내 복잡한 상황 속에서 선수들이 받게 되는 악영향이다. 애리조나로 건너간 키움 선수들은 2월 1일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날짜로만 보면 본격적인 스프링캠프 일정을 소화하기도 전에 구단의 새로운 수장 자리가 또 바뀐 것이다. 선수들은 먼 타지에서 자신들의 관리 책임자가 바뀐 소식을 갑자기 접한 셈이다.

키움은 올해부터 메인스폰서를 새로 구해 그야말로 새로운 출발을 한다. 지난달 열린 출범식에서 내세운 구단의 출범식 행사 명칭은 ‘New Heroes Kiwoom Heroes(새 영웅 키움 히어로즈)’였다. 그러나 여전히 안팎에서 들려오는 잡음은 영웅들의 행보를 무겁게 하고 있다. 일그러진 영웅들이 진정한 새 영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온전히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2019시즌이 반드시 필요하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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