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다빈 “‘하균 신’ 제대로 영접…시즌2? 불러만 주세요”

입력 2019-02-0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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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배다빈은 ‘나쁜형사’에서 만난 선배 배우 신하균을 “하균 신(神)”이라고 불렀다. 그는 인터뷰 내내 “앞으로 신하균 선배님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며 존경의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드라마 ‘나쁜형사’의 발견…라이징 스타 배 다 빈

선배가 해준 말 일기장에 빠짐없이 적어
꿈 찾아 한국으로…6년간 이사만 열 번
나도 누군가에게 의지되는 배우 될래요

어떤 질문에도 참 씩씩했다. 신인의 패기일까, MBC 월화드라마 ‘나쁜형사’ 속 신입 경찰 옷을 벗은 지 이틀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일까. 연기자 배다빈(26)은 이에 “엄마를 닮아 태생이 이렇게 씩씩해요”라며 웃음을 터뜨린다. 그런 배다빈에게 ‘나쁜형사’는 남다른 작품이었다. 지상파 드라마에서 처음으로 이름이 있는 역할을 받았고, 그에겐 “꿈의 배우”였던 연기자 신하균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나쁜형사’ 시즌 2가 만들어진다면? 저를 불러주기만 하면 만사 제쳐두고 달려갈 거예요. 꼭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물론 우리 SNS팀(연쇄 사건 특수 전담팀)이 모두 모이는 걸로요. 하하하!”

연기자 배다빈.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신하균 선배님, 하균 신(神)다웠죠”

지난 달 31일 스포츠동아 사옥에서 만난 배다빈은 29일 종영한 ‘나쁜형사’에서 SNS팀 막내 신가영 역을 맡았다. 연기자 신하균, 차선우, 배유람, 양기원과는 5개월 동안 한 팀으로 호흡을 맞췄다. 그는 “신하균 선배님의 마지막 촬영 날에는 우리 모두 꽃다발 들고 현장을 찾았다”고 말하며 팀워크를 자랑했다. SNS를 떠나보내는 게 누구보다 아쉬운 듯 했다.

“개인적으로 차선우, 배유람 오빠를 알고 있어서 의지를 많이 했다. 그러다 SNS팀이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에피소드가 늘어나면서 다른 선배님들과도 친해지게 됐다. 처음에는 극 중 우태석 역의 신하균 선배님과 부딪히는 장면이 많아 부담이 많이 됐다. 하지만 신하균 선배님과의 호흡을 통해 어떻게 하면 연기를 주고받으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지를 느꼈다.”

그에게 신하균은 아직 ‘하균 신(神)’이었다. 배다빈은 “왜 사람들이 ‘하균 신’이라 하는지 알았다”며 감탄했다. 배다빈에게 신하균은 “좋은 사람”이자, “좋은 배우”, 그리고 “좋은 선배”였다.

“선배님은 ‘저 너머의 사람’이었다.(웃음) 그런데 이렇게 눈앞에 있으니 실감이 안 났다. 틈만 나면 내가 정말 많이 물어봤다. 그리고 그날 집에 가면 선배님이 해준 말을 일기장에 빠짐없이 적었다. 무엇보다 선배님이 내 이야기를 계속 들어준 게 기억이 난다. 선배님을 보면서 배우로서 ‘이렇게 연기하는 배우가 돼야겠다’는 마음가짐을 배울 수 있었다.”

‘나쁜형사’를 연출한 김대진 PD 또한 배다빈에게는 “큰 힘이 돼준 존재”였다. 극 중에서 이름을 받고, 1부부터 16부까지 빠지지 않고 나온 것이 ‘나쁜형사’가 처음이라는 배다빈은 “PD님의 ‘내가 책임질게, 날 믿어’란 말이 참 고마웠다”고 털어놨다.

“신가영이란 캐릭터가 매력적이기 때문에 내가 오디션에 붙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2차 오디션에 갔을 때에도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러다 오디션 끝날 때쯤 PD님께서 대본을 가져오더니 표지에 내 이름 석 자를 써서 건네줬다. 그러고선 첫 마디가 ‘날 믿어’였다. 이번엔 참 받은 게 많으니 만약 시즌2를 한다면 내가 받은 도움을 돌려주는 존재가 되고 싶다.”

연기자 배다빈.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시청자·스태프에 믿음 주는 배우가 꿈”

배다빈은 6년 정도 광고·패션 모델 활동을 하다가 2018년에 배우로 정식 데뷔했다. 처음부터 연기자가 꿈은 아니었다. 6남매 중 장녀인 그는 동생들을 향한 책임감 때문에 “늘 주어진 것만 열심히” 했다. 그러다 스무 살이 될 무렵 “‘열심히’ 말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야겠단 결심이 들었고, 그렇게 어릴 적 떠난 한국을 다시 찾았다.

“초등학생 때부터 가족들과 뉴질랜드 시골에서 살았다. 그러다 스무 살이 된 해에 ‘나를 찾겠다’는 마음으로 한국에 왔다. 처음에는 할머니 집에서 살았고, 나중에는 서울에 있는 친구들의 집에서 살았다. 한국 생활 6년차인데 이사만 열 번은 넘게 한 것 같다.(웃음) 우연한 기회에 연기를 했는데 누군가의 딸, 누나, 동생, 언니가 아니라 ‘배다빈’으로 비쳐지는 게 내게는 매력적이었다. 그렇게 재미를 느낀 연기에 달려들었다. 지금의 내가 그 때만큼 (연기에)달려들고 있나 반성을 할 정도로 열심히 했다.”

배다빈은 한때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하고 있는 친구들을 보며 대학이 아닌 현장을 택한 자신의 길이 맞는지 고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자책하고 비교한다고 나아질 것은 없으니까”라고 생각하며 고민을 털어냈다고 회상했다.

“현재 소속사인 SM C&C에 들어올 때에도 고민을 많이 했다. 연기 전공도 아닌 내가 ‘그냥 뛰어들면’ 민폐가 될 게 분명하니까 말이다. 그래서 현장을 꼼꼼히 살피면서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다. 때로는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으려고 애쓴다.”

배우로서의 꿈을 묻자, 배다빈은 “얼마 전까진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는데 벌써 달라졌다”며 웃음을 지었다. “시청자와 스태프로부터 ‘이 친구가 연기해서 믿음직스럽다’는 말을 듣고 싶다”는 배다빈은 ‘누구에게도 의지가 되는’ 배우를 꿈꾸고 있었다.


● 배다빈

▲1993년 12월24일생
▲2013년 카메라 CF로 데뷔
▲2018년 KBS 2TV 드라마 ‘추리의 여왕’ 시즌2 출연
▲2018년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권윤별 역
▲2019년 MBC 드라마 ‘나쁜형사’ 신가영 역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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