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하주석.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 유격수 하주석(25)은 팀 내에서 ‘대체불가’ 자원으로 꼽힌다. 1·3루 코너 내야수와 키스톤 콤비의 한 축인 2루수는 경쟁지로 분류되지만, 하주석이 터줏대감처럼 꿰찬 유격수 자리만큼은 이렇다할 백업마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의 팀 기여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연봉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난해 1억2000만 원에서 올해 1억8000만 원으로 50%나 뛰었다.
그러나 하주석에게는 아킬레스건 같은 약점도 보인다. 공력력이다. 지난해 전 경기 출장에서 3경기 모자란 141경기에 나섰지만, 타격 성적은 484타수 123안타(타율 0.254) 9홈런 52타점 67득점으로 신통치 않았다. 규정타석을 채운 62명의 타자들 중 타율은 60위에 그쳤다. 100경기 이상 출장한 2016년부터 치면 개인 최저 타율이다. 2016년에는 0.279, 2017년에는 0.285였다.
수비부담이 큰 자리이기는 하나 실책도 18개나 범해 전체 3위, 유격수 2위에 해당할 정도로 많았다. 지난해 시즌 도중 스스로도 고백했듯 풀리지 않는 공격이 수비에까지 영향을 미친 탓이다.
당연히 새 시즌 하주석의 최대 과제는 공격력 향상이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로 떠나기 전 한용덕 한화 감독 또한 “우리 팀에서 백업도 마땅치 않은 자리가 유격수다. 하주석이 성장해줘야 한다. 수비는 나무랄 데가 없다. 올해는 타격에서 향상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1일부터 시작된 오키나와 캠프에서 하주석을 유심히 지켜본 뒤에는 “하체 중심으로 타격을 하면서 변화구 대처능력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긍정적인 중간평가를 내렸다.
11일 차탄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 1군과의 연습경기는 달라진 하주석을 엿볼 수 있는 무대였다. 일본의 한 인터넷 사이트로 생중계된 이날 경기에 2번 유격수로 선발출전해 4회초 공격까지 소화한 뒤 4회말 수비부터 강경학으로 교체된 하주석은 두 차례 타석에서 유연한 하체의 중심이동을 바탕으로 양질의 타구를 생산해냈다. 1회 첫 타석에선 홈런성의 큼지막한 좌월 2루타를 터트렸고, 4회 두 번째 타석에선 중견수가 가까스로 건져낸 직선타구를 날렸다. 비록 팀은 5안타의 빈공과 투수진의 연쇄붕괴로 0-18의 완패를 당했지만, 하주석은 비시즌을 충실하게 보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물론 아직은 준비과정에 불과하다. 또 실전이라고는 해도 연습경기일 뿐이다. 그러나 하주석이 수비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대체불가 자원으로 거듭나려면 ‘시작이 절반’이라는 심정으로 스프링캠프부터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히 내디딜 필요가 있다. 일단 출발 신호는 희망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