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서 볼 수 없던 괴작의 탄생?

입력 2019-02-1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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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정민(왼쪽)과 이정재가 13일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사바하’ 기자간담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0일 개봉하는 사바하 시사회 열려
신흥종교 둘러싼 ‘기괴한 미스터리’


‘괴물’ 같은 영화가 탄생했다. 좀처럼 볼 수 없던, 무시무시한 ‘괴작’의 등장이다.

20일 개봉하는 이정재·박정민 주연의 영화 ‘사바하’(제작 외유내강)가 신흥 종교집단과 이를 추적하는 목사의 이야기를 통해 신을 향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한국형 오컬트의 시작을 알린 2015년 ‘검은 사제들’의 장재현 감독은 두 번째 연출자인 이번 영화를 통해 초현실적인 세계를 더욱 깊이 파고든다. 어떤 측면에선 전작을 뛰어넘는 성취를 이뤘다.

‘사바하’가 개봉을 앞두고 13일 서울 용산CGV에서 시사회를 열고 이야기를 공개했다.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전개로 두 시간을 꽉 채운 영화는 신의 수호자와 신의 존재를 찾으려는 자, 이들 사이에 놓인 쌍둥이 자매가 뒤섞인 이야기다. 데뷔작인 ‘검은 사제들’에서 가톨릭 구마 의식과 악을 좇는 사제들을 그려 544만 관객을 사로잡은 장재현 감독은 이번에는 불교를 바탕에 두고 신흥 종교집단을 둘러싼 미스터리한 사건을 꺼낸다.

이정재는 신의 존재를 묻는 박 목사 역이다. 사이비 종교를 파헤치는 박 목사는 신흥 종교집단인 사슴동산의 실체에 접근하면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 나한(박정민)을 만나고, 그를 통해 과학적으론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초현실적인 믿음의 세계에 한 발 다가선다. 이정재는 박 목사를 두고 “상처가 깊은 인물이자, 그런 상처를 왜 주는지 신에게 질문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사바하’의 이정재(왼쪽)-박정민.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이정재와 박정민은 물론 쌍둥이 자매 역을 소화한 신인 이재인까지 저마다의 몫을 하지만 ‘사바하’는 각각의 캐릭터가 돋보이는 작품이라기보다 이들이 뒤섞여 만드는 거대한 세계가 시선을 붙잡는 영화다. 서사의 힘이 상당하다. 이에 더해 여느 공포물 못지않은 분위기는 늦겨울 극장을 공포로 몰아넣을 가능성도 크다.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맡은 장재현 감독은 “‘신을 찾으려다 악을 만났다’라는 한 줄에 출발한 이야기”라며 “세상이 불합리하거나 어두울 때 사람들이 종교를 만들기도 하는데, 신은 과연 존재하는지 그런 궁금증 끝에 남는 공허함을 담으려 했다”고 밝혔다.

감독이 설계한 세계관에 얼마나 빠져드느냐에 따라 ‘사바하’를 향한 관객의 반응은 나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뱀’으로 표현되는 거짓 신의 정체가 후반부에 드러나는 과정이 상당히 독창적으로 그려진 탓에 이에 관객이 얼마만큼 몰입할지도 선뜻 예측하기 어렵다. 영화 제목인 사바하는 성취를 의미하는 불교용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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