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의 반격, KCGI 주주제안에 “상법상 자격 미달”

입력 2019-02-20 13: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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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입장자료 “지분 6개월 보유 상법 특례규정 충족못해”

“주주제안권 행사 권리 없다.”

공식 답변이 나오는데 3주가 걸렸다. 한진그룹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대표 강성부)의 경영권 압박에 대해 법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며 반격에 나섰다.

한진그룹은 20일 발표한 입장자료를 통해 “소수주주 KCGI가 한진칼·㈜한진에 주주제안을 하기 위해서는 지분 6개월 보유 특례규정을 충족해야 하는데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권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상법 제542조6절에 따르면 상장회사의 주식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자만 소수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한진칼 지분 10.71%, 한진 지분 8.03%를 보유해 수수주주인 KCGI가 주주제안권을 행사하려면 제안서를 보낸 시점인 1월31일로부터 6개월 전인 지난해 7월31일 이전에 한진칼과 한진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KCGI가 설립한 그레이스홀딩스의 등기 설립일이 2018년 8월28일이어서 법에 명기된 주식 보유기간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이 한진그룹의 주장이다.

또한 한진그룹은 이와 관련해 2015년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을 상대로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원이 상법의 특례규정을 들어 기각한 판례를 제시했다. 한진그룹은 끝으로 “한진칼, ㈜한진은 KCGI 주주제안에 대해 추후 이사회에 상정해 법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KCGI는 1월31일 주주제안을 통해 자신들이 추천한 인물로 한진칼의 감사와 사외이사를 선임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회사 이사의 보수 총액과 계열사 임원을 겸임하는 이사의 보수 제한도 함께 요청했다. 한진에도 새 감사를 추천하는 주주제안서를 보냈다.

한진그룹이 법적인 하자를 들어 KCGI의 주주제안을 사실상 거부함으로서 경영권을 둔 양측간의 공방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스포츠동아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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