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응집력, 공재학이 얻은 ‘투지’

입력 2019-02-2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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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공재학. 스포츠동아DB

프로배구 남자부 최하위 한국전력이 내세우는 최고의 무기는 응집력이다. 국내 선수들끼리 똘똘 뭉쳐 외국인 선수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덕분에 순위를 떠나 거둔 나름의 수확도 많다. 시즌 막바지 상위권의 발목을 잡는 뒷심 속에서 선수들의 잠재력을 확인했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생겼다. 팀의 위기 속에서 투지를 배운 공재학(28)이 대표적이다.

공재학은 최근 서재덕, 최홍석과 함께 한국전력의 삼각편대를 이루며 호쾌한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 6경기 가운데 4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책임지며 팀 공격을 효율적으로 분산하는데 큰 힘을 보탰다. 해당 4경기에선 50%대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는 등 결정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2017~2018시즌 새 보금자리 한국전력에서 출전 기회가 늘어났고, 경험을 통해 공격에 대한 자신감을 쌓은 덕분이다.

코트 위 표정이 확연히 달라졌다. 앞장서 동료들을 다독이며 분위기를 띄우는가 하면 팀이 큰 점수차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큰 목소리를 내며 ‘포기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하곤 한다. 공재학은 20일 “감독님의 주문대로 점프를 뛰면서 빠르게 공을 때리다보니 공격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며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을 때 교체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 적게나마 힘을 보태자는 생각으로 활력을 불어넣으려다보니 파이팅을 많이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투지의 힘을 몸소 체험해서다. 특히 주장 서재덕의 투혼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며 배운 것이 많다. 공재학은 “외국인 선수가 없어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선수들 모두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끼리도 할 수 있다는 응집력이 많이 생겼다”고 돌아봤다. 이어 “특히 (서)재덕이 형이 중심을 많이 잡아줬다”며 “주장, 선배로서 배울 점이 정말 많은 선배다. 운동이나 정신적으로 많이 이끌어준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헤쳐 나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많은 조언을 얻었다”고 했다.

스스로도 “투지 있고, 악착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는 속내를 밝혔다. 시즌 종료까지 4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약점으로 꼽히는 리시브 및 수비의 개선도 목표로 삼았다. 그는 “수비에서 자신감을 많이 얻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피나는 연습밖에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근성을 익힌 공재학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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