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리포트] “마운드 핵심” 오승환 향한 블랙 감독의 두터운 신임

입력 2019-02-2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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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 버드 블랙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오승환은 불펜뿐 아니라 마운드 전체의 핵심 자원이다.”

오승환(37)은 지난해 콜로라도 로키스 이적 후 25경기에서 21.1이닝을 소화하며 2승1세이브8홀드,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했다. 첫 13경기 중 8경기에 등판하는 등 전천후로 활약하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콜로라도의 불펜진 성적은 오승환 합류를 기점으로 판이하게 다르다. 오승환은 지난해 7월 29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콜로라도 데뷔전을 치렀다. 그전까지 콜로라도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5.24(328.0이닝)에 달했다. 30개 구단 가운데 29위로 꼴찌와 다름없었다. 하지만 오승환 합류 이후 이 기록은 3.56까지 떨어졌다. 메이저리그 전체 6위였다. 오승환 혼자 반전을 만들었다고 분석할 수는 없지만 그의 합류가 아담 오타비노~웨이드 데이비스 등 기존 불펜자원과 시너지를 만든 것은 분명하다.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상황에서 이탈자까지 생겼다. 데이비스까지 가는 길목을 오승환과 함께 지켰던 오타비노가 뉴욕 양키스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한 것이다. 오승환의 주가가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는 아직 영글지 않은 스캇 오버그와 함께 허리 역할을 맡아야 한다.

‘덴버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오버그가 8회, 데이비스가 9회를 맡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셋업맨으로 오승환보다 오버그가 더 적합하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버드 블랙 콜로라도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2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솔트리버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시범경기 1차전에 앞서 스포츠동아와 만난 그는 “오승환은 우리 팀의 핵심 자원이다. 오버그가 8회 셋업맨 후보 중 한 명인 것은 맞지만 무엇도 결정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부정했다.

블랙 감독은 오승환에 대한 자부심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지난해 오승환의 합류는 큰 동력을 제공했다. 오승환은 7회, 8회는 물론 9회까지도 던질 수 있는 투수다.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마무리 투수 경험이 있다. 세이브 상황에서 데이비스의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오승환의 등판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는 불펜은 물론 마운드 전체의 핵심 자원 중 한 명이다.”

이를 전해들은 오승환은 “블랙 감독이 확실히 배려해주는 게 느껴진다. 하지만 거기에 흔들리지 않고 책임감 있게 시즌 준비할 때다”라며 겸손함을 유지했다. 감독의 신임은 선수에게 나쁠 것이 전혀 없다. 지난해 활약만 보면 블랙 감독의 칭찬을 마냥 ‘립 서비스’로 넘길 필요는 없다.

스코츠데일(미 애리조나주)|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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