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 너 때리래”…뿔난 신부님에 반한 안방

입력 2019-02-2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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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사제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드라마 속 인기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사진은 최근 시청률 16%를 넘기며 화제를 모은 SBS 드라마 ‘열혈사제’의 한 장면. 사진출처|SBS ‘열혈사제’ 방송 화면 캡처

■ SBS ‘열혈사제’ 이유 있는 흥행 바람

분노조절장애 가진 사제에 호기심
반전 캐릭터 통쾌함…시청률 15%대
‘손 더 게스트’ ‘프리스트’는 오컬트로 화제돼


안방극장에 ‘사제’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가톨릭 신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시청률 15%(닐슨코리아)대를 넘어선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를 비롯해 케이블채널 OCN ‘손 더 게스트’와 ‘프리스트’ 등이 다양한 신부들의 모습을 오컬트부터 액션까지 다채로운 형식으로 그리고 있다. 저마다 다른 소재와 캐릭터로 시청자의 시선을 모으고 있어 신선하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15일부터 방송 중인 ‘열혈사제’의 주인공은 불의를 보면 말보다 손이 먼저 나가는 김해일 신부(김남길)다. 김해일은 성당이 있는 땅을 노린 끝에 자신에게는 아버지와도 같았던 이영준 신부(정동환)를 죽게 한 권력층의 음모를 파헤친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그의 캐릭터. 분노조절 장애를 지닌 그는 미사를 집전하다 빵을 먹는 신도에게 윽박지르고, “하느님이 너 때리래”라며 건달의 얼굴에 주먹을 내지른다. 이전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그려진 사제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다. 그만큼 반전의 캐릭터가 통쾌함과 코믹함을 선사한다.

사제의 기존 이미지를 깨며 ‘열혈사제’는 시청자의 호평을 끌어내고 있다. SBS의 첫 금토드라마임에도 15%를 웃도는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기존 사제의 모습과는 달라 시청자에게는 낯설 수 있다”는 제작진의 당초 우려와는 달리 독특하고 신선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11월 종영한 ‘손 더 게스트’도 사제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인기를 모았다. 구마사제 김재욱이 영매 김동욱, 형사 정은채와 악령에 맞서 싸우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는 ‘한국형 오컬트’라는 극찬 속에 화제몰이를 했다. 1월 막을 내린 OCN ‘프리스트’도 구마사제 연우진의 이야기를 다뤄 시선을 모았다.

드라마 속 가톨릭 신부는 신자가 아닌 일반 시청자에게는 다소 낯설게 보일 수 있는 직업이다. 영화와 달리 드라마로는 아직 많이 다뤄지지 않은 탓이다. 최근에서야 관련 드라마가 잇따르고 있지만 이 역시 자칫 시청자 피로감을 자아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그만큼 직업적 세계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오히려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시선이 많다. ‘열혈사제’ 등이 모은 인기가 그 방증인 셈이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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