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리포트] 김하성의 목표, 강정호 다음 S급 유격수 계보 잇기

입력 2019-02-27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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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김하성은 ‘김재박∼류중일∼이종범∼박진만∼강정호’로 이어지는 특급 유격수의 후계자를 꿈꾸며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김재박~류중일~이종범~박진만~강정호. 원년부터 한국 프로야구를 수놓은 ‘S급 유격수 계보’다. 강정호가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 2015년 이후, 한국야구는 다음 전설을 기다리고 있다. 김상수(29·삼성 라이온즈), 오지환(29·LG 트윈스) 등 젊은 유격수 가운데 가장 앞서 있는 이는 김하성(24·키움 히어로즈)이다. 김하성은 그 목표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유달리 상복이 없었던 김하성은 지난해 생애 첫 골든글러브에 ‘미스터 올스타’까지 수상했다. 거기에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며 병역혜택도 받았다. 김하성 본인도 “2018년은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며 미소 짓는다.

하지만 개인 성적은 예년에 비해 떨어졌다. 지난해 기록한 OPS(출루율+장타율) 0.832는 입단 첫해였던 2014년(0.694) 다음으로 낮은 수치였다. 전반기 80경기(0.906)와 후반기 49경기(0.696)의 편차 때문이었다.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1군에서 이탈하기도 했다. ‘커리어 로우’를 기록하고도 골든글러브를 받았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김하성의 위력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물론 선수 본인은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성적이었다.

키움의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만난 김하성은 “체력 관리를 못했다. 지난해처럼 급격히 떨어진 적은 처음이었다”며 “올해는 체력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프로 선수로서 관리만 신경 쓴다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키움 김하성.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김하성의 신인 시절 별명은 ‘평화왕자’였다. 최고 유격수 논쟁을 평화롭게 정리한 ‘평화왕’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후계자가 되길 바라는 의미였다. 그는 강정호가 떠난 2015시즌부터 키움의 주전 유격수로 도약하며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리그 최고 유격수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지만 여기서 그칠 생각은 없다. KBO리그 역사에 남을 유격수 등극을 꿈꾸는 김하성이다.

“흔히 S급 유격수 계보를 논하지 않나. 나는 아직 그 정도 선수가 아니다. 하지만 (강)정호 형 다음은 내가 되고 싶다. 정호 형도 2014시즌 폭발하기 전까지 그런 평가를 받진 못했다. 나 역시 정호 형의 2014시즌처럼 좋은 활약을 해서 S급 유격수 수식어가 따라오도록 만들고 싶다.”

20홈런을 치는 ‘거포 유격수’ 정도였던 강정호는 2014년 117경기에서 40홈런·117타점을 기록하며 단숨에 리그 최고 타자로 올라섰다. 시즌 후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진출까지 성공했다. 이러한 ‘몬스터 시즌’이 그의 목표다.

김하성이 괴물 같은 활약을 펼친다면 키움의 대권 도전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는 “지난해 팀에 여러 악재들이 겹쳤는데도 선수단이 잘 이겨냈다. 우승에 대한 가능성을 엿보고 자신감을 얻은 시즌이었다”며 “다른 팀도 우승을 목표로 준비 중이겠지만 우리 팀은 개개인마다 발전한 것이 느껴진다. 올해 느낌이 좋다. 우승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투산(미 애리조나주)|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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