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백업’ 정범모, “양의지 덕에 첫 PS 간다면…”

입력 2019-03-05 18: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NC 정범모. 스포츠동아DB

“(양)의지의 이적이요? 오히려 잘된 거죠.”

정범모(32·NC 다이노스)의 야구인생에 2018년은 분수령이었다.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시범경기를 치르던 3월, 윤호솔의 반대급부로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었다. NC는 김태군(경찰 야구단)의 입대로 안방이 텅 빈 상황이었다. 정범모에게는 주전 도약의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지난해 정범모는 2006년 데뷔 후 가장 많은 103경기·619.2이닝을 소화했다. 처음으로 주전 마스크를 썼지만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안방 공백을 해소하지 못한 NC는 시즌 종료 후 프리에이전트(FA) 양의지(32)에게 4년간 125억 원을 투자했다. 동갑내기 포수의 합류로 정범모는 다시 백업으로 밀렸다.

하지만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NC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그는 여전히 밝은 표정이었다. 구단 관계자들은 “양의지가 입단하면서 정범모, 신진호 등 기존 자원들이 동요될 것 같았는데 오히려 준비를 잘해왔다”고 칭찬했다. 정범모는 “지난 시즌 종료 직후부터 이호준, 채종범 타격코치와 폼을 교정했다. 용덕한 배터리코치가 많은 영상도 보여주고 폼 하나하나 봐주고 있다. 프로 입단 후 13년간 실패만 했는데 기존 것을 고집할 이유가 없었다”고 냉정히 자신을 돌아봤다.

리그 최고의 포수가 합류했으니 기존 자원은 백업 경쟁으로 돌아서야 한다. 정범모는 “의지의 이적 소식을 듣고 처음에는 착잡했다. 하지만 의지가 온다고 야구를 안 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잘됐다”며 “리그 최고의 포수가 왔다. 나는 지난해 팀에 마이너스였지만 의지는 분명히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목표는 백업으로 팀에 보탬이 되는 것이다. 그는 “현실적으로 지금 나는 여러 선수들과 백업 경쟁 중인 상황이다. 만약 여기서 승리한다면 1군에서 보탬이 될 수 있다”며 “데뷔 14년차인데 아직 포스트시즌 경험을 못했다. 의지 덕에 NC가 가을야구 무대를 밟는다면 나 역시 포스트시즌을 맛보게 된다.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겠다”고 밝혔다.

인터뷰 말미, 정범모는 “나 때문에 매번 이사 다니는 아내와 아이에게 고맙다”는 진심을 전했다. 아직 프로 선수로서 확실한 업적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가장의 책임감은 그를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다. 다시 백업 경쟁으로 돌아섰음에도 그가 스파이크 끈을 꽉 동여매는 이유다.

투산(미 애리조나주)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