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왼쪽)이 5일(한국시간) 필리핀 마닐라 솔레어호텔에서 열린 메인 스폰서 후원 조인식에서 각오를 밝히고 있다. 이날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를 탈환한 박성현은 6일 개막하는 필리핀여자골프투어(LPGT) 더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다. 오른쪽은 사이러스 쉐라팟 솔레어 리조트앤카지노 부사장. 마닐라(필리핀)|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한국여자골프의 대들보 박성현(26·솔레어)이 특급대우를 받고 필리핀 무대에 입성했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복귀라는 경사를 자축하듯 필리핀 현지 메인 후원사는 VVIP급 의전을 통해 여왕의 등장을 반겼고, 현지 언론들은 열띤 취재경쟁을 펼쳤다. 왕좌를 되찾은 주인공은 환한 미소로 이에 보답하며 뜻깊은 자리를 함께했다.
● 데뷔 후 첫 필리핀 무대
박성현은 5일 필리핀 마닐라 솔레어호텔에서 열린 블룸베리 리조트앤호텔과 공식 후원 조인식 겸 필리핀여자골프투어(LPGT) 더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셔널 기자회견을 통해 의미 있는 도전을 알렸다.
지난달 한국에서 열린 협약식 이후 필리핀으로 자리를 옮겨 현지 팬들 앞에서 다시 한번 인사를 전한 박성현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다시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섰다. 얼떨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책임감이 생긴다. 이곳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은 만큼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 또한 내년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만큼 남은 시즌을 완벽하게 치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자리는 박성현이 자신의 메인 스폰서 안방에서 진행한 첫 공식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블룸베리 리조트앤호텔이 직영하는 솔레어 리조트앤카지노는 올해부터 2년간 박성현을 후원한다. 계약조건은 한국여자골프 역사상 최대 규모. 정확한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2년간 60억~70억 원이다. 이는 역대 최다 후원액으로 알려진 2002년 박세리와 CJ그룹의 5년 150억 원을 연간 단위로는 뛰어넘는 금액이다.
박성현(왼쪽)이 특급대우를 받고 필리핀에 입성했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를 탈환한 박성현은 4일 솔레어 리조트앤카지노 엔리케 라존 회장으로부터 전용 헬리콥터 수송이라는 깜짝 의전을 받았다. 사진은 헬리콥터 앞에서 엄지를 치켜들고 웃고 있는 박성현. 사진제공|세마스포츠마케팅
● 특급의전 받은 세계랭킹 1위
박성현은 이날 어느 때보다 편안한 표정으로 공식행사를 소화했다. 직전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짜릿한 역전우승을 거둔 덕분이다. 이어 5일 발표된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선 기존 선두 에리야 쭈타누깐(24·태국)을 제치고 여왕 자리까지 탈환했다. 박성현은 “쭈타누깐과는 계속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앞으로도 선의의 경쟁을 펼치겠다”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현지 메인 후원사는 성대한 환영식을 통해 여왕의 입성을 반겼다. 박성현은 4일 필리핀 유망주들을 대상으로 원포인트 레슨을 진행하고, 5일 프로암 라운드를 소화했다. 빠듯한 일정이 이어지자 후원사 엔리케 라존 회장은 호텔 최고급 객실을 마련하는 한편 4일에는 자신의 전용 헬리콥터를 빌려주며 박성현이 골프장과 숙소를 편하게 오갈 수 있도록 했다. 또 복통 증세를 호소한 박성현을 위해 직접 의료진을 불러주는 배려를 베풀었다. 박성현은 “후원사 덕분에 생애 처음으로 헬리콥터도 타보고, 컨디션도 회복할 수 있었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과 팬들의 환대도 뜨거웠다. 약 40명의 필리핀 취재진이 조인식 현장을 찾을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이틀간 행사를 진행한 솔레어 측 관계자는 “필리핀 주요 언론들이 모두 취재신청을 해왔다. 또 박성현 프로가 참여한 행사는 여느 한류스타들 공연 못지않은 관심을 받았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더할 나위 없는 환대를 받고 후원 조인식을 마친 박성현은 6일 필리핀 라구나 더컨트리클럽에서 개막하는 LPGT 더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셔널을 통해 필리핀 무대를 처음 밟는다. 이번 대회는 6일부터 8일까지 3라운드 경기로 펼쳐진다.
마닐라(필리핀)|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