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위원이 본 도로공사 GS칼텍스의 준비과정과 대비책

입력 2019-03-14 12: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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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연 해설위원(오른쪽). 스포츠동아DB

3일 도로공사의 김천원정을 끝으로 다른 팀보다 일찍 시즌을 마친 GS칼텍스는 애매모호한 처지였다. 플레이오프 출전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휴가를 가야할지 봄 배구를 준비해야 할지 차상현 감독은 난감해 했다. IBK기업은행이 6일 KGC인삼공사와의 원정에서 패하는 바람에 불확실성은 사라졌다. 선수들은 5시즌만의 봄 배구 출전이 확정되자 새 마음가짐으로 훈련을 시작했다.

10일간의 충분한 준비기간.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이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가장 찜찜하게 생각하는 대목이다. 도로공사는 6일 흥국생명과의 인천 원정에서 이긴 뒤 2가지 선택이 있었다.

정규리그 우승도 꿈꿨다. 물론 흥국생명이 9일 현대건설에게 진다는 전제가 필요했다. 김종민 감독은 7일 여러 경우를 놓고 고심하던 차에 현대건설 양효진이 부상을 당했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훈련 직전에 받은 문자 이후 감독은 즉시 선수들을 쉬게 했다. 비록 GS칼텍스보다는 출발이 늦었지만 플레이오프를 대비할 시간은 충분했다.

15일 오후 7시 김천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지는 도드람 2018~2019시즌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두 팀은 충분한 준비기간이 있었다.

상대를 이길 다양한 방법을 찾아내는 귀중한 시간동안 두 팀은 무엇을 준비했을까. 도로공사와 GS칼텍스에서 각각 선수생활을 했던 장소연 SBS스포츠해설위원과 이숙자 KBS해설위원으로부터 두 팀의 준비와 대책, 승패를 결정할 키플레이어가 누구인지 물었다.

● 장소연 SBS스포츠 해설위원(2014~2015시즌 정규리그 우승)

어느 팀이건 경기를 앞두고 상대팀을 대비해서 블로킹과 수비연습을 많이 한다. A,B팀으로 나눠 훈련할 때 A팀은 출전선수들이, B팀은 상대 팀이 되는데 B팀 코치들이 상대팀 공격수가 평소 때리는 코스대로 공을 쳐주며 수비와 블로킹 위치를 잡는 시뮬레이션 훈련을 많이 한다.

이번에는 준비기간이 길어서 더 많이 했겠지만 문제는 경기감각이다. 열흘이나 쉰 GS칼텍스에게는 1차전 첫 세트가 중요하다. 1세트 후반쯤에야 선수들의 몸이 경기에 젖어들고 감각이 살아날 것이다.

GS칼텍스는 서브에서 승패를 봐야 한다. 도로공사의 빼어난 센터플레이가 나오지 않게 하려면 강한 서브공략 밖에는 답이 없다. 타깃은 문정원이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키플레이어는 박정아다. GS칼텍스의 강한 서브에 리시브가 어느 정도 흔들려서 공을 위로 올려만 놓았을 때 큰 공격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박정아의 역할이 중요하다.

도로공사는 이효희, 이원정 두 명 세터를 교체해서 쓰고 있다. 김종민 감독이 경기의 흐름에 따라서 세터의 교체타이밍을 기막히게 잘 잡고 있다. 문정원과 이원정의 멘탈이 강한 것이 도로공사에게는 큰 강점이다.

이숙자 해설위원. 스포츠동아DB


● 이숙자 KBS 해설위원(2013~2014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GS칼텍스는 상대를 대비한 훈련도 많이 했겠지만 그보다는 중앙이 약하기 때문에 자신들의 장점을 더 강화하는 훈련도 충분히 했으리라 본다. 강한 서브로 도로공사에게 하이볼 상황을 자주 만든 뒤 수비를 거쳐 반격하는 훈련을 많이 했을 것이다. 결국은 상대의 세터 2명을 어떤 방식으로든 뛰어다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정원과 임명옥을 강한 서브로 움직여야 한다. GS칼텍스 입장에서는 이효희가 나와서 세트플레이를 하는 것보다는 이원정이 나와서 사이드공격 위주의 플레이를 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GS칼텍스의 미들블로커가 중앙은 약했지만 사이드블로킹은 잘 잡아냈다.

GS칼텍스의 키플레이어는 알리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공격성공률에 비해 믿음직스럽다는 느낌을 주지 못했다. 사실 어려운 공을 이소영이 대부분 때리고 쉬운 공격은 알리가 주로 해서 성공률이 올라갔다. 하지만 4라운드 이후 알리가 어려운 공을 잘 처리해주면서 GS칼텍스가 고비를 잘 넘겼다.

GS칼텍스는 어린 선수들의 봄 배구 경험이 없다는 것이 변수지만 반면에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고 용감하게 배구할 수도 있다. 그 기세가 살아나면 도로공사가 힘들어질 것이다. 결국 첫 경기의 승패가 플레이오프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흐름을 좌우할 것이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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