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손흥민-‘막내’ 이강인, 특급 콤비가 가져올 축구 르네상스

입력 2019-03-2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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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뒤쪽)과 이강인(앞쪽)이 이루는 특급 콤비가 한국축구의 르네상스를 이끌 수 있을까. 한국축구의 현재이자 미래인 둘은 22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첫 동시 출격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20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함께 몸을 풀고 있는 손흥민과 이강인. 스포츠동아DB

손흥민(뒤쪽)과 이강인(앞쪽)이 이루는 특급 콤비가 한국축구의 르네상스를 이끌 수 있을까. 한국축구의 현재이자 미래인 둘은 22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첫 동시 출격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20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함께 몸을 풀고 있는 손흥민과 이강인. 스포츠동아DB

스타가 밀고, 스타가 당기고.

대한민국 축구가 모처럼의 ‘슈퍼스타 효과’에 활짝 웃고 있다. ‘캡틴’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과 ‘막내’ 이강인(18·발렌시아CF)이 동시 합류한 국가대표팀은 역대 최상의 전력을 구축했다. 3년 후 2022카타르월드컵을 고려했을 때 가장 이상적인 스쿼드를 꾸렸다.

최근 대표팀은 핵심 자원을 잃었다. 한 시절을 풍미한 기성용(30·뉴캐슬 유나이티드)과 구자철(30·아우크스부르크)이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하면서 판을 새로 짜게 됐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라운드 안팎에서 베테랑의 역할을 감안하면 파울루 벤투 감독(50·포르투갈)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누군가의 공백은 언제든지 채워지는 법. 다행히 한국축구는 스타가 떠난 자리를 또 다른 스타로 메우게 됐다. 벤투 감독은 22일 볼리비아(울산), 26일 콜롬비아(서울 상암)와 격돌할 3월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이강인을 호출했다.

5월 폴란드에서 개최될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과 내년 도쿄올림픽(23세 이하)에 나설 수 있는 새싹을 월반시킨 배경은 세대교체다. 9월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신선하고 새로운 DNA를 장착시키는 작업은 필수다.

물론 대표팀에 소집된 선수를 주요 연령별 대회를 위해, 그것도 FIFA가 선수 차출을 강제할 수 없는 무대로 호출하는 작업은 쉽지 않아 대한축구협회는 묵직한 걱정거리를 떠안게 됐지만, 한국축구의 어제와 오늘을 책임지던 손흥민, 내일을 짊어질 이강인의 동반 합류는 굉장히 반갑다.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선배들보다 하루 늦은 19일 합류한 이강인이 나선 스탠딩 인터뷰 분위기가 ‘스타가 간절했던’ 현실을 보여줬다. 100여 명에 달한 취재진 숫자와 끊이질 않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는 월드컵 최종엔트리가 훈련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대표팀 관계자는 “예상은 했어도 이 정도일 줄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둘이 몸담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유럽 빅 리그로 손꼽히고 팀 내 경쟁도 치열하다. 그 속에서 손흥민은 각종 상을 휩쓸고 숱한 러브 콜을 받을 정도로 확실히 자리 잡았고, 이강인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폭풍 성장해 1군 선수단에서도 점차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강인은 손흥민과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다. 손흥민은 18세인 2010년 12월 A매치에 데뷔했는데, 이강인도 같은 시기에 꿈을 키운다.

벤투 감독은 최근 소집훈련에서 손흥민을 전방에 끌어올려 원 톱과 투 톱을 오가는 훈련을 진행했고, 이강인에게는 왼쪽 미드필더를 맡겼다. 다만 전형적인 윙 포워드가 아닌 중앙에 무게가 실린 색다른 2선 전략이다.

대표팀은 희망이 필요했다. 지난해 하반기 부임한 벤투 감독은 잠시 구름 위를 걸었지만 아시안컵에서 아쉬운 성과로 주가가 추락했다. 4강 실패라는 결과도 아팠지만 뚜렷한 컬러를 확인시키지 못한 내용은 더 안타까웠다. 분위기는 금세 냉랭해졌다. 연일 A매치 만원세례를 이루며 찾아온 듯한 ‘축구의 봄’이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린 2019년 3월, 손흥민과 이강인은 벤투호와 한국축구의 르네상스를 되찾아올 수 있을까.

울산|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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