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토토·스포츠동아 공동기획 上] ‘스마트폰 시대’ 청소년 도박, 남 일 아니다

입력 2019-03-26 13: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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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생이라면 누구나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시대다. 청소년들도 스마트폰을 통해 불법도박을 접하기가 쉬워졌다. 청소년 대부분은 도박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없어 더 큰 문제다. 사진은 스포츠토토가 건전한 청소년 스포츠문화를 만들기 위해 진행한 불법스포츠도박 근절 추방 캠페인 모습. 사진제공|케이토토

불법도박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더 심각한 것은 PC와 스마트폰의 영향으로 우리 미래인 청소년들까지 불법도박에 쉽게 빠져든다는 것이다. 스포츠동아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체육진흥투표권 스포츠토토 수탁사업자 케이토토와 함께 청소년 불법도박의 실태와 문제점을 점검하는 집중 기획 시리즈를 세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중·고교 시절, 교실 한 구석에서 ‘판치기’, ‘홀짝’ 등 돈 내기를 하는 친구들이 한둘씩은 꼭 있었다. 쉬는 시간마다 판이 벌어지고는 했는데, 이를 본 선생님은 호된 불호령과 함께 사랑의 매로 가르침을 주셨다. 홀짝 등은 같이 내기를 할 상대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둘 이상의 친구가 무조건 있어야 했다. 1980~1990년대의 이야기다.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중·고등학생이라면 누구나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시대다. 애플리케이션을 스마트폰에 깔면 쉽게 온라인으로 도박을 접할 수 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는 지난해 재학 중 청소년(중학생 1만655명·고등학생 6865명), 학교 밖 청소년(청소년 지원센터 809명·청소년쉼터 232명·비인가 대안학교 6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재학 중 청소년의 74.2%는 스마트폰을 통해 온라인 돈내기 게임에 접속했는데, 이는 2015년 대비 17.4%가 증가한 수치다. 학교 밖 청소년들도 71.7%가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돈내기 게임을 접했다.

도박문제 수준에 있어서 93.6%(1만6390명)이 비문제군으로 나왔지만, 위험군 4.9%(862명), 문제군 1.5%(268명)도 있었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이뤄진 설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다.

위험군, 문제군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최근 3개월 동안 돈내기 게임을 한 가장 큰 이유는 ‘일시적인 재미로’ 가 38.5%로 가장 많았다. ‘호기심에(20.4%)’와 ‘스릴과 짜릿한 흥분을 느끼기 위해서(11.8%)’의 답변도 있었다. 딱히 할 일이 없을 때 호기심에 도박을 한다는 이야기다. 청소년들은 대부분 도박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없기 때문에 더 위험한 접근이다.

돈내기 장소로는 PC방과 오락실, 게임장이 33.8%로 가장 많이 나왔다. 본인의 집이라고 답한 이들도 19.4%였다. 최근 맞벌이 부부의 증가와 함께 청소년들이 홀로 지내는 시간이 늘었기 때문에 나온 수치로 판단된다.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집에서 부모님의 통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PC방, 집에서 손쉽게 도박에 손을 대고 있는 것이다. 3년전(2015년) 조사 당시에는 PC방·오락실·게임장이 22.5%, 본인 집이 16.1%였다. 학교 교실에서도 여전히 실제 돈내기가 이뤄지고 있었는데, 2015년에는 14.3%에 이르렀지만 2018년에는 9.8%로 줄었다.

이들이 돈내기 게임을 주로 하는 시간은 주말·공휴일(54.1%)이었으며 학교생활 중에는 방학 때가 45.7%로 학기 중(36.6%)보다 훨씬 높았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돈내기 게임을 접하는 횟수가 늘어났다. 청소년들이 불법도박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가정에서부터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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